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정기 출근''...왜?

by이승형 기자
2011.04.26 10:22:31

지난 21일 깜짝 출근이어 26일에도 출근
"긴장감 불어넣기,미래먹거리 직접 챙기기 차원"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으로 또다시 출근했다. 지난 21일 처음으로 '깜짝 출근'을 한 데 이어 두번째다.

그동안 이 회장이 주요 업무를 서울 한남동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처리해왔던 관행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재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 회장은 앞으로도 "종종 출근하겠다"고 밝혀 과거처럼 '화두경영'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현안을 챙기겠다는 '현장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삼성사옥으로 출근해 42층 집무실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이 회장의 출근 사실은 최고 경영진 몇명에게만 사전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회장의 동선이 비밀이라는 뜻도 되지만, 출근 자체가 그만큼 '일상적인 일'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삼성 관계자는 "회장께서 그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출근한 것이기 때문에 일일이 알릴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특별한 사안이 없는 한 그런 식의 출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회장님이 일하시는 게 장소만 다를 뿐 똑같은데 일상적인 경영활동이 언론에 특별한 일로 비춰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주 1회 정도 자택이나 승지원에서 업무 보고를 받으신 것으로 아는데 아무래도 공간 이동에 따라 보고량이 더 커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전례없는 '정기 출근'에 대해 지난해 3월 '위기론'과 함께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직접 현안을 챙김으로써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이 현장에 직접 나와 일을 한다는 상징성이 삼성 임직원들에게 긴장감과 함께 안도감을 동시에 줄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이 회장이 지금의 삼성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해석은 '미래의 삼성'과도 관련이 깊다. 이 회장이 평소 "10년뒤"를 강조해온 만큼 정기 출근이 '삼성의 미래먹거리'를 직접 챙기려는 의지 표명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잦은 출근이 최근 불거졌던 호텔신라 한복사건, 삼성SDI 해고자 미행사건 등 '기강해이'에 따른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그룹을 '다잡을'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