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도 수영복도 필요 없이 풍덩!

by조선일보 기자
2009.08.21 13:24:15

무료 물놀이장 5곳… 난지한강공원·성내천·양재천·관악산·살곶이 체육공원

[조선일보 제공] 여름내 해수욕장·수영장·계곡을 두루 섭렵하고도 지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휴가철 마지막 코스가 있다. 저물어가는 여름, 시·구에서 운영하는 도심 속 물놀이장 얘기다. 여느 수영장과 달리 입장료가 없고, 수영복·물안경 같은 장비도 필요 없다.

올해 첫선을 보인 난지한강공원 강변물놀이장을 비롯해 성내천, 양재천, 관악산, 살곶이 체육공원 물놀이장 등은 8월 말 여름 끝물을 즐기려는 시민과 아이들에게 색다른 놀이터를 제공한다.



송파구 오금동 성내천 물놀이장은 최대 폭 5m, 길이 160m의 물결 모양 풀장으로 2004년 개장 후 호응이 꾸준했고 지난 16일 하루에만 6500명이 찾았다. 어린이들이 놀기 좋은 수심 20~80㎝ 얕은 풀장 2개와 인공폭포가 동심을 자극한다. 탈의실·샤워기·음수대도 갖췄다. 이달 31일까지 매일 오전10시~오후7시 무료 개방한다.

'무료시설이라 관리가 소홀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기우다. 송파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수영장을 매일 청소하고, 물은 매일 새벽 지하수 펌프장에서 끌어와 풀장 바닥이 환히 보일 정도로 맑다.

공부에 지친 중학생들이 "에라 모르겠다"며 교복을 입은 채 풍덩 뛰어드는가 하면, 지나가던 모녀도 이리저리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발을 담근다. 물놀이장 옆에 운동기구 10종이 있어 어르신들이 몸을 풀기도 한다.

주 고객은 역시 어린이들. 물놀이장을 찾는 사람 열 명 중 여섯은 열 살 이하 아이들이다. 튜브를 타고 물총을 쏘다 보면 더위는 온데간데없다. 세 자녀를 데리고 온 김태호(39·송파구 방이동)씨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주차·탈의 부담이 없어 3년 전부터 매년 찾아왔다"고 했다.

입소문을 탄 데다 입장인원 제한이 없어 주말 낮에는 풀장 수용 가능인원 1000명을 훌쩍 넘긴 3000~5000명이 물놀이장 주변과 다리 밑, 공원 밖 주차장까지 자리를 깔아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놀이장 내에 18개 그늘막이 있으나 오전 11시면 자리가 없어 텐트를 준비하면 좋다. 사람은 많고 보관함이 없으니 분실물이 생기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고, 주변 식당이 혼잡하니 도시락을 싸오는 게 좋다.



5호선 개롱역 1번 출구에서 표지판을 따라 10분 정도 직진하면 오른편에 있다. 버스는 3314·3415·362번을 타고 구립송파도서관이나 우창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려 오주중 방향으로 5분 걸어가면 보인다.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에는 물놀이장 옆 동아일보사 주차장을 무료 이용할 수 있지만, 수용 규모(90대)나 구리·용인·광명 주민까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대중교통이 편하다.

▲ 지난 16일 시민들이 서울 상암동 난지한강공원 물놀이장을 찾아 더위를 쫓고 있다. 이곳 물놀이장은 무료이며 오는 25일까지 운영한다.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물놀이장은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여느 수영장과 달리 바로 앞이 한강이다. 탁 트인 경치에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넓이 7040㎡의 갸름한 반원형 풀은 빨강 파란색 파라솔과 조화를 이뤄 백사장을 연상케 한다. 수심은 10~90cm이고, 매일 오전 9시~저녁 8시 무료 이용 가능하고, 이달 25일까지 개장한다. 복장 제한이 없어 풀장에서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4~8세 아이를 둔 부모들이 특히 좋아한다.

일반 수영장처럼 45분 물놀이 후 15분 휴식시간이 있다. 식사 시간인 오전 11시45분~낮 12시30분, 오후 5시15분~6시에도 사고 예방을 위해 입수가 금지된다. 매점에서 간단한 라면·음료를 살 수 있지만, 식사 시간에는 매우 붐벼 먹을거리를 준비해오는 것이 좋겠다.

강변 물놀이장의 백미는 오후 1~3시와 8~10시 펼쳐지는 분수쇼. 특히 저녁엔 레이저쇼와 어우러진 음악 분수쇼가 진행된다. 오후 8시가 지난 물놀이장 위쪽 벤치엔 어깨를 기댄 연인들이 마냥 행복한 표정이다.

밤에 같은 공원 안 난지캠핑장을 예약해 야영을 해도 재미있다. 분수쇼를 보며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고, 강가 산책로를 걷는 코스도 있다. 텐트를 가져올 경우 이용료는 4인 기준 1만5000원, 텐트 대여는 2만8000~3만9000원이다.

파라솔이 170개 비치돼 있으나 평일에는 오전 중, 주말에는 개장과 동시에 만원이니 텐트를 챙겨오거나 개장시간에 맞춰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샤워기 12개, 탈의실 남녀 각 1개 등 기본 편의시설도 깔끔하다.

교통편은 아쉽다. 버스가 없어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 7번 출구로 나와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한강공원 준공예정일인 9월 27일 이후 마포구청역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나 현재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난지한강공원이 아직 완공된 상태가 아니어서 비포장도로나 길이 끊긴 곳이 더러 있다. 주차장 수용 규모는 200대로 연말까지는 무료니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자연 그대로의 기분을 내고 싶다면 양재천 물놀이장을 추천한다. 영동4교~5교 사이 현대3차아파트 앞 양재천변에 있는 개포동 물놀이장은 폭 14m, 길이 143m로 물웅덩이 곳곳에 걸터앉을 수 있는 큰 돌이 있다. 출입구가 없고 한적해 공원 쉼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