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나흘만 반등해 980선 회복..`오럴 리스크 부각`(오전)

by박상희 기자
2008.03.26 11:39:51

[이데일리 박상희기자] 환율이 나흘만에 반등, 980원대로 올라섰다. 전일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부각된 가운데 외환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노골적으로 환율 상승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환율은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26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5.7원 상승한 98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환율은 저점을 977원까지 낮췄으나 개장 1시간여만에 980원선을 다시 회복했다. 오전 11시20분 현재 전일비 8원 오른 984.3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개장전부터 환율 상승에 힘을 실어준 것은 외환당국 발언이었다.

전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강연회에서 "IMF때 한국의 경상수지가 두 배씩 악화되고 있는데 원화를 절상했었다"며 "현재도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환율과 경상수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상황점검회의 개최 직후 "환율이 급등하는 것도 바람하진 않지만 급격히 하락하는 것은 더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간밤 미국 소비심리지표와 주택가격지표 악화로 경기후퇴 우려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도 높아졌다.



미국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 1월 미국 20개 대도시 평균 집값은 사상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지표 발표 이후 달러화는 주요통화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따라 국제유가는 나흘만에 소폭 상승한 배럴당 전일비 0.4% 오른 101.22달러를 기록하며 환율의 방향을 위쪽으로 예고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개장한 외환시장에서는 강한 롱마인드가 형성되면서 985원까지 레벨을 높였다. 이후 네고물량이 실리면서 손절레벨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물량처리가 쉽지 않자 은행권은 다시 롱을 들며 환율을 밀어올렸다.

다만, 국내증시는 반등에 성공했고 외국인 '사자'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것이 환율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비 0.22%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거래소에서 외국인들은 4300억원 가량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의 발언에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거래량이 많이 나오고 있지않기 때문에 조금만 물량이 실려도 한쪽으로 확 쏠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후장에는 수급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어제 환율이 과도하게 빠진 것에 대한 반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각 현재 달러/엔은 전일비 0.46엔 가량 하락한 99.7엔을 기록하고 있고. 엔/원은 전일비 11.76원 상승한 986.8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