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상진 기자
2006.05.02 10:59:26
과거 왕권의 교체나 각종 변란의 밑 바닥에는 토지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가 허다했다.
21세기 지식 정보사회에서도 한국인은 여전히 땅과 집, 즉 부동산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애정을 가지고 있다.
현대 경제에 있어서 자본(론스타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과 개인의 창의성(빌 게이트)이 부의 원천으로 바뀐 지 옛날 옛적임에도 한국인들의 DNA 속에는 오직 부동산만이 지존으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해방 이후 집과 땅 값의 지속적인 상승이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낳게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공자님도 ‘과유불급’(지나치면 안 미친 것만 못하다)이라고 하셨다. 남한 땅을 팔면 한국의 5.6배나 되는 면적의 프랑스를 살 수 있고 아파트 평당 가격은 서울이 5,000만원, 런던이 1억19만원, 도쿄가 6,398만원, 뉴욕이 6,000만원, 우리의 자랑스러운 박 지성이 살고 있는 맨체스터가 평당 겨우 1,814만원이다(FT 제공).
그런데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들 나라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개인들은 총 자산 중 부동산에 84%를 투자하고 있다. 쌈짓돈 털고 은행 빚까지 지면서 집에다 올인 하고 있다.
땅은 이미 북한의 값 싼 땅(개성 공단)이 공급되고 있어 더 이상 유한한 자산은 아니다. 한편 우리 인구의 14.8%를 차지하는 전후 베이비 붐 세대가(45세에서 55세)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 기 시작할 3-4년 후부터는 집 값도 수급상 장기 하락세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총자산의 불과 1.2%, 미국의 40%와 영국의 30% 극히 보수적인 일본의 4%에 비해서도 절대적으로 낮다. 한마디로 우리는 ‘중증 부동산 비만’에 걸려 있다.
주식은 기업의 지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주요 상장기업들은 글로벌 시대에서 돈을 벌고 있는 알짜배기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노란 자위 땅과 빌딩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다.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부동산을 가장 값싸게 사는 방법은 사실 주식을 사는 것이다. 양도세 취득세 등록세 종부세 재산세도 없다. 급전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현금화 할 수 있다.
아파트 문간방 하나만 떼서 팔 수 없는 부동산은 현대 경제에 있어서 더 이상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유동성 없는 자산에서 유동성 자산으로의 대이동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조금 앞서 나가자. 펀드 투자, 분명 부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