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un 세상) 석유소비에도 양극화(?)

by박호식 기자
2006.02.13 13:25:08

등유의 특소세가 높은 이유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양극화`는 한국사회의 최대 이슈중 하나다. 올 초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양극화`는 더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석유시장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등유에 붙는 특별소비세. 등유는  농어촌이나 도시가스 설치가 어려운 일부 대도시 주민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른바 저소득계층을 위한 에너지다. 그러나 세금은 정반대다. 특별소비세의 경우 등유가 LNG(도시가스 등)나 프로판가스에 비해 훨씬 높다.

지난해말 기준 LNG와 프로판이 ㎏당 특소세가 각각 40원인데 반해 등유는 리터당 154원이다. 실질적인 특소세 수준 비교를 위해 발열량 기준으로 보면 1000㎉ 생산하는데 LNG는 3.1원, 프로판은 3.3원이 드는데 비해 등유는 이보다 훨씬 높은 17.7원의 특소세를 지불하고 있다(산업연구원).

등유의 특소세가 이같이 높은데는 자동차 연료에 대한 가격조정 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2000년 에너지 세제를 개편하면서 세금인상을 통해 2006년 7월까지 휘발유 대비 경유와 LPG 가격을 각각 75%와 60%로 높이기로 했다. 이 세제개편은 또 한차례 수정돼 2007년까지 85%와 50%로 조정키로 돼 있다.

이같은 조치가 이뤄지자 경유차량 운전자중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유와 등유를 섞어서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이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기능에 부담을 주고 유사경유 사용이 증가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등유도 경유에 연동돼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등유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도시가스나 지역난방 사용자의 평균 소득에 70% 가량인데 난방비용은 1.8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석유업계는 등유의 특소세 인하 및 폐지를 정부에 건의해왔고, 올해부터 리터당 20원이 안하됐다. 그럼에도 석유업계는 아직 LNG 등에 비해 특소세가 높고, 등유는 추가로 교육세를 15% 더 납부하고 있어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방적으로 양극화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지만, 고급휘발유가 부각되고 있는 점도 관심이다.

고급휘발유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일반 휘발유에 비해 리터당 100원 이상 비싸다. 일반 휘발유에 비해 이상폭발(노킹)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옥탄가가 높아 완전연소로 찌꺼기가 남지 않아 엔진을 보호해 준다. 또한 고급첨가제를 섞는다.

석유협회 조사결과 지난해 고급휘발유 판매량은 총 27만7957배럴로 전년대비 46.5% 증가했다. 고급휘발유는 지역별 판매량 차이가 뚜렷하다. 전국 7대 특별·광역시와 9개도를 비교한 결과 서울지역의 판매량이 67%를 차지했다. 전남과 제주지역은 고급휘발유 판매가 전무했으며, 경남·경북·충북지역도 판매비중이 각각 0.1%에 불과했다. 서울지역에서도 강남구가 서울지역의 39.9%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 용산구, 송파구 순이다.

고급휘발유는 최근 고급차량 및 외제차 판매가 증가한 것과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유업계도 SK(003600)㈜가 지난해 10월 고급휘발유 전용 브랜드인 `솔룩스`를 내놓은데 이어 현대오일뱅크는 11월에 `카젠`을 런칭했다. GS칼텍스는 고급휘발유 자체 브랜드는 없으나 휘발유에 킥스(kixx)란 브랜드를 내걸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에쓰오일도 올 1월부터 고급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