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4.08.26 09:56:17
삼성서울병원 김지현·세종충남대병원 김민지 교수 연구팀, ''아태 알레르기 면역학술지'' 발표
경구면역요법 시행 소아청소년 81%, 알레르기 반응 사라져
집에서 조리 가능한 ''삶은 면'' 이용 먹는 양 서서히 늘려
천식, 혈액검사 등 부적합인 경우 있어 전문가 상...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빵이나 면, 과자 등 일상 생활서 피하기 어려운 밀 알레르기를 집에서도 가능한 경구면역요법으로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밀 알레르기는 밀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으로 발진,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심한 경우 쇼크(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김지원 교수,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민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밀 알레르기가 있더라도 잘 준비한 경구면역요법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게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아시아 태평양 알레르기 면역 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ALLERGY AND IMMUNOLOGY, IF=5)’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5년 10월에서 2022년 7월 사이 밀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3세에서 17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50명에게는 경구면역요법을 시행하고, 나머지 22명은 대조군으로 선정하여 밀 알레르기 반응의 완화 정도를 관찰했다.
경구면역요법은 삶은 면 유발검사를 통해 밀 단백질 섭취량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 정도를 신중하게 살피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면 섭취량을 바탕으로 초기 섭취량을 결정했다. 면은 끓는 물에 5분 동안 충분히 익히고, 소수점 아래 두 단위까지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 저울을 사용해 먹는 양을 철저히 계량하도록 교육했다.
이후 같은 방법으로 조리한 면을 3g(밀 단백질 기준 90mg)에 도달할 때까지 3 ~ 7일 간격으로 신중하게 증가시켰다. 최종 목표 섭취량인 삶은 면 80g(밀 단백질 2,400mg)까지 기존 용량보다 매일 5% 또는 매주 25%씩 더 먹도록 했다. 밀 단백질 섭취 목표량 2,400mg이 넘어서면 유지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고, 최소 12개월 동안 일주일에 4번 이상 1회 밀이 포함된 음식을 꾸준히 먹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보호자에게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주의와 증상 관리, 응급대처에 필요한 에피네프린 주사 방법을 교육하고, 증상 일지를 작성하면서 필요시 의료진과 상의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경구면역요법을 받은 소아청소년 50명 중 41명, 82%가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경구면역요법 처음 시작 당시 본인이 먹을 수 있었던 면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경구면역요법을 한 지 9개월(중앙값)만에 거둔 성과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22명 중 1명(4.5%)만 알레르기 증상이 자연적으로 소실됐다.
실제로 경구면역요법 시작 당시와 섭취량 증가를 모두 달성한 시점에 시행한 혈액검사를 비교했더니 참가자들의 면역 관련 수치가 개선됐다. 지속적인 밀 섭취로 면역글로불린(IgG4) 수치가 증가하여 밀에 대한 항체가 생성돼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시킨 것으로 보였고, 호산구 수치도 감소하여 면역 체계가 적응한 것을 확인했다. 대조군에서는 반대로 알레르기 반응과 관련 있는 수치(IgE)가 오히려 증가하고, 다른 지표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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