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10대 칼부림’ 미궁 속...가해자 사망, 범행동기 오리무중
by홍수현 기자
2024.07.18 09:50:26
가해자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종결될 듯
범행동기 여전히 정황조차 나온 게 없어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학원가에서 또래 여학생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후 자살을 시도한 10대 남학생이 끝내 숨지면서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범행 동기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해자 피해자 모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주변인 탐문을 벌이는 등 광범위한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범행 동기를 확인할 만한 직·간접적인 정황조차 발견되지 않는 실정이다.
가해자가 사망함에 따라 이 사건은 조만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1년 전 발생한 ‘강남 중학교 칼부림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 군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A 군의 사인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1일 오후 3시 40분경 안산시 단원구 소재 한 학원 화장실에서 10대 남학생 A 군이 10대 여학생 B 양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학원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한 아파트단지에서 범행 후 옷을 갈아입고 투신한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으며 이후 뇌사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4일 사망했다. B 양은 현재 수술을 받고 회복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한동네에 살고 같은 학교·학원을 다니고 있으며 연인 관계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B 양은 경찰에 “A 군을 잘 알지 못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군에게서 정신병력 또한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 군 가정 역시 불화가 없고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였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다만 A 군은 범행 수일 전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아직 A 군의 범행 동기 등을 특정할 수 있을 만한 결정적인 단서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범행 동기를 끝내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1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해 4월 17일 서울 강남구 한 중학교에서 다른 반 여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한 남학생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것이다. 이 사건도 결국 가해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피해 여학생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