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중환자실에서 켜진 베이비캠, 간호사는 연신 “사랑해” 외쳤다
by김혜선 기자
2023.07.18 11:11:38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소아중환자실에서 아픈 아기에게 연신 ‘사랑해’를 외친 간호사의 훈훈한 사연이 공개됐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놔둔 베이비캠이 우연히 켜지며 한 간호사가 아무도 보지 않는 병실에서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의 말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18일 서울 아산병원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SNS에서 공개된 간호사는 저희 병원 소속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아기 어머니인 A씨는 소아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아이에게 “예쁘다”, “사랑한다”고 다정한 말을 건네던 간호사가 있었다며 영상을 공유했다.
A씨의 사연은 이렇다. 생후 21개월인 A씨의 아이는 지난해 11월 소아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아이에게 면회를 갈 수 없었고, 이에 아이를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담당 간호사에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휴대폰 공기계를 건넸다고 한다. 다만 아이가 화면으로 어머니를 보면 울기 때문에 소통을 하지는 못하고 사진과 영상을 받는 게 전부였다.
이후 아이는 일반병동으로 옮겨졌고, 어 느날 A씨는 간호사에게 건넨 휴대폰 공기계에서 베이비캠이 켜진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아이가 텔레파시를 보낸 건지 평소라면 지나쳤을 알림을 보고 홀린 듯 앱을 켰는데, 화면 속에 아이가 보였다”며 “얼떨떨한 와중에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일단 녹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화면 속에서 들린 한 간호사의 목소리에 A씨는 눈물을 흘렸다. 간호사는 아이에게 “아빠랑 엄마가 OO이 빨리 나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대”, “너무 귀여워”, “사랑해”, “예쁘다” 는 등 다정한 말을 계속해서 건네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두 눈을 끔뻑거리는 아이 곁에서 ‘예쁘다’, ‘사랑한다’ 수십 번 말씀해주시던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며 “그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매일 바뀌던 아이의 머리 모양, 하트 모양의 콧줄 고정 테이프, 아이 사진이 담긴 액자 등 ‘부모의 역할’까지 수행해준 의료진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A씨는 “아주 솔직한 심정으로는 (베이비캠 앱이 켜진 걸) 모른 척 틈틈이 뭐 하고 있나, 소리라도 들어볼까 하는 욕심도 들었지만 금방 마음을 다잡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병원에 베이비캠을 꺼달라고 연락했다”며 “믿고 따라야 할 의료진들께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상처를 드려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상을 공유하기까지 참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올린 건 우리 선생님들께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맡기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라며 “영상 속 간호사 선생님이 누구신지 몰라 (영상을 올려도 되는지) 허락을 받지 못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께서 영상을 보신다면 꼭 연락 부탁드린다”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