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2개월만에 120달러 돌파…中봉쇄해제 영향

by고준혁 기자
2022.05.31 10:05:56

브렌트유, 장중 122달러대…WTI도 1.9% 상승
중국 상하이, 6월부터 사실상 봉쇄 해제 나서
EU, 러 원유수입 금지 포함한 6차 제재 합의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국제유가가 2개월 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로 원유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 속에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 합의 소식이 더해지며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AFP)
3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런던시각 기준 오전 1시20분(한국시각 오전 9시20분)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43% 오른 122.19달러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는 전날 오후 4시께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뒤 121.67달러로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122.43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가 12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말 이후 2개월 만이다.

미국 동부시각 기준 30일 오후 8시20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9% 상승한 117.2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단계적으로 해제됨에 따라 원유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하이시는 내달 1일부터 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가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고, 베이징시는 일부 대중교통 및 다중 이용시설을 다시 연다고 발표했다.



EU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포함하는 러시아 6차 제재안에 합의한 점 역시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EU 정상들은 이날부터 시작된 긴급 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통과시켰다. 다만 헝가리 등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유조선을 이용한 수입만 제재하면서 ‘반쪽 제재’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협의체 OPEC플러스(+)가 다음 달 2일 회의를 열고 증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지난해부터 시행해 온 월 40만 배럴 증산 계획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올여름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휘발유 등 정제제품 공급이 여유가 없는 점 등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유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