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탈당, 도미노 없이 일단락…"내년 초까진 현상유지"

by유태환 기자
2018.12.23 17:17:29

추가 현역의원 탈당 없어 ''찻잔 속 태풍''으로
한국당 전대 전엔 보수 야권 정중동 이어질 듯
"수요 있어야" 총선 직전까지 눈치 싸움 전망도

김병준(오른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실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및 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힌 이학재 의원과 면담을 위해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학재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이 현역의원의 도미노 탈당 없이 일단락되면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2월말에서 3월초쯤 열릴 예정인 한국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보수 진영 재편과 관련, 야권의 정중동(靜中動) 행보와 현상유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이 공식 탈당·복당을 선언한 지 5일이 지난 23일까지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한국당 내에서는 원내대표 선거 뒤 “5~6명이 복당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고, 바른미래당에서도 “2~3명 이탈 움직임이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 의원의 단독 행동으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인적쇄신 후속조치로 실시한 당협위원장 공개 모집에 이 의원 등 일부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 지역구가 포함된 것을 두고 “복당을 위한 사전조치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하지만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밝혔듯 애초부터 이는 과도한 해석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 의원을 제외하고 공모 대상에 포함된 바른정당계 바른미래당 의원 지역구는 유승민·오신환·하태경 의원 지역이다. 명분을 중시하는 유 의원은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지금의 한국당과 손을 잡을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혔고, 오 의원과 하 의원 역시 각각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이라는 주요 당직을 맡고 있어 당장 탈당을 감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바른정당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더라도 현역의원이 들어오면 자리를 내주는 게 정치권의 관례이자 관행이기도 하다. 또 새 지도부가 출범하고 당무감사를 다시 실시하면 얼마든지 당협위원장 자리는 뒤바뀔 수 있다.



전당대회 이후에도 2020년 21대 총선이 1년 이상 남은 만큼 보수 통합 움직임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다”는 말처럼 국회의원들의 생명줄이 달린 총선 직전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얘기다.

현(現) 여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당선된 이래 친문(문재인)과 비문이 끊임없이 반목했지만 실제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비문 진영이 탈당을 감행한 것은 20대 총선 직전인 같은해 12월이 됐을 때였다. 아울러 보수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유승민 의원 거취와 관련, 비박·복당파가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한국당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정당이 쪼개지는 과정에서의 유 의원과 한국당 복당파 의원들 간 앙금이 아직 봉합되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친박·잔류파의 반발은 물론 비박·복당파의 달갑지 않은 시선까지 이중고(二重苦)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바른미래당에선 보수와 진보 의원들이 섞여 있어 한국당과 당대 당으로 통합하기 쉽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한 명씩 빠져나가더라도 정치적 명분과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특별한 게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새로 선출되는 한국당 대표가 어떤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흔들릴 여지는 있다”며 “한국당 전당대회까지는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