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춘화·천민얼 상무위원 진입 실패할 것..시진핑 체제 강화"

by김인경 기자
2017.10.23 09:52:02

후춘화·천민얼 대신 왕후닝·자오러지 상무위원 진입 전망
"후계자 없이 5년 간다..시진핑 체제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열린 19차 당 대회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 ‘상무위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던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 모두 입성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실화될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은 차기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은 채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후춘화와 천민얼 대신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과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른상무위원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 한정 상하이시 서기, 왕양 부총리 등이 꼽혔다.

상무위원은 명실상부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다. 19차 당 대회 대의원으로 뽑힌 2287명 중 중앙후보위원이 170여 명, 중앙위원이 200여 명 선출될 전망이다. 중앙 위원 중 정치국 위원은 25명, 이 중 최고지도부 7명이 상무위원의 자리에 오른다. 상무위원의 윤곽은 19차 당 대회가 폐막한 다음날(25일) 열리는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드러난다.

자오러지는 상무위원과 동시에 중앙기율위 서기로 발탁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가 퇴임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산시성 시안 출신인 자오러지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칭하이에서 하방 생활을 했다. 이후 베이징대를 졸업한 후 다시 칭하이로 내려가 1980년부터 26년간 근무했다. 2000년 칭하이성 성장, 2003년에 당서기에 올랐다. 2007년 산시성 서기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3년 당 인사·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장으로 발탁됐다.

왕후닝은 푸단대 부총장을 지낸 학자로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 주석의 주요 사상을 정리했다. 공산당 당장에 있는 장쩌민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의 ‘과학적 발전관’ 등 지도 이념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도 그의 작품 중 하나다.



대신 시 주석의 후계자로까지 꼽혔던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경력 부족으로 상무위원 진출에 실패할 전망이다. 공청단 출신으로 후계군으로 계속 분류되던 후춘화 광둥시 서기 역시 상무위원 진출에 실패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격대지정(隔代指定·중국 지도자가 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지정하고 양성하는 것)’의 전통을 깨뜨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상당한 파급이 예상된다. 덩샤오핑 은 장쩌민 전 주석을 이을 후진타오를 미리 낙점했고, 후진타오는 시 주석을 이을 지도자로 후춘화와 쑨정차이를 지정했다.

하지만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는 지난 7월 부패 혐의로 낙마했고 후춘화와 천민얼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시 주석의 후계자는 나오지 않게 된다.

하지만 시 주석이 후계자 지정 방식을 바꿔 7명의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차기 주자들이 25명의 정치국원 중 한 명으로서 치열하게 경쟁해 자신의 후계자 자격을 입증하도록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CMP는 “어느 방식이 채택되든 차기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시 주석의 권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