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원’ 청와대, 어떤 모습일까

by이정현 기자
2022.03.20 17:38:17

미지의 공간 청와대 경내 이모저모
대통령 집무실 부터 최고정원 녹지원까지

청와대 녹지원은 국내외 귀빈 및 외교사절단을 위한 야외 행사장 등으로 쓰인다. 사진은 2019년 4월3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계 원로와 상춘재 앞 녹지원을 산책하는 모습.(사진=청와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청와대는 어떤 모습일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대신 현재 청와대를 완전개방하는 구상을 밝히면서 시민공원화된 청와대 경내 모습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소수의 단체관람객에 한해 일부 구역을 제한적으로 공개해왔으나 이르면 5월 10일부터는 내밀한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색 기와를 올려 으레 청와대하면 떠올리는 본관 건물은 공개 1순위다. 1991년 9월4일에 신축되었으며 15만여 장의 한식 청기와를 올렸다. 전통 목구조와 궁궐 건축양식을 기본으로 만든 현대식 건물이다. 역대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공간이며 외빈 접견 등에도 사용된다. 아울러 본관 앞에 있는 잔디마당에서는 국빈환영 행사와 육·해·공군 의장대, 전통복식을 입은 전통의장대의 사열 등이 행해지는 곳이다.

영빈관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뜻이며 대규모 회의 및 대통령 공식행사 등을 치르는 공간이다. 1978년 준공돼 청와대 경내 현대식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정상이 방문할 시 공식 행사장으로 주로 이용되며 100명 이상 대규모 회의 및 연회가 가능하다.

대통령 관저는 1990년 10월 25일 완공됐으며 본관에서 도보로 5~1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져 역대 대통령과 가족들이 생활했다. 이곳은 본관이나 녹지원 등과 달리 대통령의 사적 공간이라 시민공원화될 경우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청와대 관람시에도 본관과 영빈관 녹지원 등만 둘러볼 수 있다.

이밖에 공간으로는 청와대 참모들과 직원들의 공간인 비서동, 대통령 경호처가 있는 경호실 그리고 청와대 출입 기자들의 공간이자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로 쓰이는 춘추관 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70년 넘게 권력의 정점 바로 옆에서 그 명멸을 지켜봐 온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의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이었던 청와대를 이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바꿔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사진은 청와대 본관.(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경내에는 180여종의 나무 5만여 그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와 번영의 의미를 담아 심었다는 모감주나무 등 역사와 사연이 깃든 나무도 많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밝히며 청와대를 ‘최고의 정원’이라 추켜세우기도 했다.

녹지원은 잔디가 깔린 너른 정원으로 1968년 조성됐다. 옛 경복궁의 후원이며 과거시험을 보는 장소로도 이용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외 귀빈 및 외교사절단을 위한 야외 행사장, 5월 5일 어린이 날 행사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며 120여 종의 나무가 있으며 역대 대통령의 기념식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을 상징하는 소나무인 ‘반송’은 150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높이는 16m에 이른다.

1995년 KBS ‘열린음악회’가 녹지원에서 열렸으며 문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청와대 인근 주민을 비롯해 중고등학생, 교사 등을 초청해 ‘달빛이 흐른다’는 이름으로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아울러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회의 장소로 쓰이는 전통 한옥양식의 상춘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한식 가옥으로 외빈 접견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 관사 별관인 매화실이 있던 곳이며 이승만 대통령 재임 당시 상춘실로 명칭을 개칭했다가 1977년 철거 후 1983년 4월 현재의 형태로 개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