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4월 고강도 도발 가능성”…새해 안보 정세도 '불안'

by김호준 기자
2022.01.09 15:38:36

한미연합훈련·태양절 있는 3~4월 중대 고비 관측
"ICBM·SLBM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이 연초부터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올 한 해 무력시위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미연합훈련과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있는 3~4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이 지난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을 맞아 자정에 남쪽의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군과 경찰 격인 사회안전무력의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열병식에서는 농기계인 트랙터도 122㎜ 방사포와 불새 대전차미사일 등을 싣고 행진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미국·프랑스·영국·아일랜드·알바니아의 요청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지난 5일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문제를 논의한다.

다만 회의에서 공동성명 등 구체적인 결론이 도출될지는 불확실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9, 10월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회의를 소집했지만,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평가절하하면서 “성능이나 기술이 과장돼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탐지·분석한 결과,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즉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 미사일 기술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 군 관계자는 “북한의 과거 미사일 발사 패턴을 보면 새로 개발하는 무기가 실패한 경우 재차 발사한 사례가 있다”며 “(추가 시험을) 부정하진 않는다”고 했다.
북한이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28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처음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오른쪽)으로, 탄두부 모양이 다소 다른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된 3월과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있는 4월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올해는 김 주석 탄생 11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등 태양절을 성대하게 열 가능성이 높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난 7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2021년 북한정세 평가 및 2022년 전망’ 웨비나에서 “북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이를 전후로 대규모 열병식과 인민에게 보여줄 군사적 성과인 인공위성이나 SLBM 발사, 신형 잠수함 공개 등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북한학과 교수도 “3월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으로서는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다”며 “인공위성이나 ICBM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최근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SLBM을 탑재하는 재래식 신포급(고래급) 잠수함 정비를 마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9일 신포 인근 해상에서 이 잠수함으로 SLBM을 발사했다. 수중에서 기동 중인 잠수함에서 처음 발사돼 590km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