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홈쇼핑株…침체터널 벗어나나

by정수영 기자
2017.02.11 14:41:19

홈쇼핑 대표株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3년간의 실적부진 털고 작년 4분기 호실적 발표
2월부터 주가 상승률 ↑..올 한해 주목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2014년부터 3년간 실적 부진을 겪던 홈쇼핑 산업이 드디어 긴 암흑의 터널을 뚫고 나온 걸까. 지난해 4분기 잇따른 호실적 발표에 이달 들어 주가가 상향 조정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3대 홈쇼핑주(株)인 CJ오쇼핑(035760), GS홈쇼핑(028150), 현대홈쇼핑(057050)의 주가가 이달 들어 꾸준한 상승세다. CJ오쇼핑은 이달(8거래일)에만 17.85% 올랐고,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각각 13.27%, 3.23%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사들도 적극적인 투자를 권유하면서 주가 목표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홈쇼핑 산업은 2014년을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 길을 걸었다. 모바일 동영상으로 젊은층 수요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TV시청률이 하락한 탓이다. 이는 TV홈쇼핑 취급고(광고대행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저상장 기조를 불러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홈쇼핑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3.6%에 그쳤다.

주가도 장기 침체 상황을 보였다. CJ오쇼핑은 2014년 1월3일 43만16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9월19일에는 14만9600원까지 떨어졌다. 현대홈쇼핑도 CJ오쇼핑과 같은 2014년 1월3일 19만3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을 달렸다. 지난달 11일에는 10만5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GS홈쇼핑도 2013년 12월30일 31만2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 1월8일엔 15만2200원까지 떨어졌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영향으로 젊은층이 TV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홈쇼핑은 이 과정에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이는 상품 차별화 전략 부재와 맞물려 극심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업황이 달라지고 있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줄어들었고, 소비위축 심리를 고려해 저가의 상품을 대거 공급한 마케팅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손윤경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들의 T커머스 채널 커버리지가 유료 방송 가입자의 70~75%에 이르며 사업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은 작년 4분기 개별기준 취급고가 8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0.7% 늘어난 492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T커머스 부분만 430억원 규모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7일 실적 발표 결과 연결기준 취급고는 93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8% 늘었다.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1.3% 감소하면서 다소 부진했다. GS홈쇼핑도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9920억원, 영업이익은 14.7% 늘어난 45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개선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CJ오쇼핑은 이달들어 8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이날은 전일 대비 1.34% 오른 18만 9500원에 장을 마쳤다. GS홈쇼핑도 이날은 20만 4800원으로 장을 마치며 6거래일 줄곧 상승세다. 현대홈쇼핑은 이달 들어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섰고, 이날은 종가 11만 20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밝은 편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업체는 상품 경쟁력 개선과 T커머스 송출 확대로TV 부문 매출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다”며 “올해 업계의 수익성 회복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관건은 성장 동력이 될만한 M&A나 신사업 추진,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뒷받침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