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3]쑹훙빙 "글로벌 화폐전쟁..또다른 '위기' 부를 것'"

by김재은 기자
2013.04.12 11:34:42

"美·EU서 시작된 양적완화, 韓·日·대만으로 번질 것"
자산버블에 의존한 성장..여전히 위기에 취약
"화폐전쟁 결과는 부의 양극화로 직결" 경고

[이데일리 김재은 이유미 기자]“전세계적인 양적완화(화폐전쟁)의 결과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향후 2~3년간 금리로 인한 화산폭발(위기 발생)에 주목해야 한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 글로벌재경연구원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국제금융컨퍼런스2013’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쑹훙빙 글로벌재경연구원장
쑹 원장은 “미국이 양적팽창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것은 경제 활성화 때문”이라며 “과연 효과가 있을 것인지, 지속가능한 것인지는 되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차 양적완화(QE3) 이후 미국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중이며, 글로벌 증시가 연일 새로운 기록을 깨고 있지만, 6개월~1년이후에는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2000년 이후 주식시장이 붕괴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생산성이 둔화됐고, 각국 정부는 3~4% 이상 성장하기 위해 자산가격을 올려왔다”며 “이에 편승해 공장에 투자해 생산성을 늘리기보다 부동산에 투자해 이익을 가져갔다”고 분석했다. 이런 논리로 각국 중앙은행이 오랜 기간 낮은 금리를 유지할 때마다 버블현상이 생기고 있으며, 최근 저금리 기조도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개인의 과다채무와 부의 양극화가 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문제이지만, 생산성 향상 등의 고통스러운 개혁을 회피하고, 보다 손쉬운 방법인 화폐를 찍어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적 완화 정책은 시간을 벌뿐 인플레이션과 함께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인플레는 선진국이 아닌 한국·중국 등 개도국에서 먼저 일어날 것이며, 16~24개월 시차를 두고 미국·유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상승’은 불가피하며, 이 경우 자산버블에 의존해온 파생상품 시장에서 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

쑹훙빙 원장은 “위기는 ‘서브프라임 지진’과 ‘신용 쓰나미’를 거쳐 향후 2~3년간 금리로 인한 화산폭발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장 심각한 문제가 500조 달러 규모인 파생상품 시장(금리 스왑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등 시스템 붕괴를 일으키는 위기 주요 지표로 GDP 대비 총부채비율과 부의 양극화를 꼽았다.

그는 “GDP대비 총부채 비율의 상승은 전체 경제 시스템이 취약한 것을 의미하는데 1930년 대공황(300%)보다 2008년 3분기 수치(358%)가 더 높아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시작된 시스템 붕괴가 일어났다”며 “현재도 여전히 300%를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29년과 마찬가지로 2008년 미국국민 상위 10%가 총소득의 50%를 차지하며 위기가 닥쳤다”며 “화폐전쟁(양적완화)의 결과 부의 양극화가 나타나는데 이는 위기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쑹훙빙 원장은 “2013년은 글로벌 화폐전쟁에서 아주 중요한 획을 긋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EU, 미국에 국한됐던 화폐전쟁이 일본·대만·한국·동남아·중국까지 글로벌 화폐전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일본의 양적팽창만 봐도 그렇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