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별도회동한 한미일…안보·경제 협력 ‘초밀착’ 과시
by박태진 기자
2023.11.19 17:09:22
바이든 “尹·기시다 덕분에 임무 수행에 짐 덜어”
尹 “안보·경제 상관관계 철학 3국 정상이 공감”
한일, 올해 7번째 정상회담…“성과 체감하도록 노력”
尹-기시다, 스탠퍼드대 좌담회서 ‘수소 협력’ 합의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만나 굳은 결속력을 드러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다시 만난 3국 정상은 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에서 초밀착 행보를 보인 것이다. 또한 한일 정상은 올해 7번째 정상회담을 열고 개선되고 있는 양국 관계가 외교·경제 등에 걸쳐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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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은 16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별도로 회동했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만 3개월만으로, 빼곡한 APEC 일정 속에서도 기념사진 촬영과 비공개 대화 시간을 마련해 3국 결속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은 물론, 3국 협력 동력을 이어가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세 정상은 이날 오후 APEC 정상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에 모여 3국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한 뒤에 비공개로 약 10분간 별도로 대화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임무 수행에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대화에서 “한미일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안보와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나의) 철학과 믿음을 미국, 일본 정상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일 3자 회동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한미일 정상간에는 공통으로 지난 8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구축한 3국 포괄적 협력체계가 결국 성공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3국간 고위급 대화채널이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만족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암묵적으로 3국 정상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은 안보와 경제협력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라며 “첨단 기술 협력을 할 파트너는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치 시스템, 이념과 가치에 있어서 100% 가까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런 관계가 한미일이라고 3국 정상이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정상은 APEC을 계기로 개최된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2차 정상회의에도 함께 참석해 공급망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후버연구소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야구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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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APEC 기간 수시로 만나며 정상 간 신뢰를 드러냈다. 두 정상은 같은 날 35분간 진행된 한일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 성과를 외교·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담한 이후 2개월만으로, 올해 들어 7번째 한일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인적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으며, 한일 미래세대 간 유학, 인턴십, 취업 등 교류 확대를 위해 당국 간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 지역에 체류 중인 양국 국민의 긴급 귀국을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점도 평가하며 앞으로도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한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남반구의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뜻하는 ‘글로벌 사우스’ 대응을 포함한 글로벌 과제에 관해 적극 협력하자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회담 모두발언에서 “올해 정상을 비롯한 각계 각급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정부 간 협의체가 복원돼 양국 협력이 심화하고 있다”며 “상반기 안보정책협의회, 경제안보대화 이어 지난달 외교차관 전략대화까지 재개되면서 지난 3월 양국이 합의한 모든 정부 간 협의체가 이제 100% 복원됐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도 “그간 윤 대통령과 함께 정치, 안전보장,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왔다”며 “이 걸음을 더 전진시키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APEC과는 별도로 다음날 열린 스탠퍼드대 좌담회에도 함께 참석해 한일, 한미일 첨단 기술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양국 간 수소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좌담회에 앞서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활동하는 양국 스타트업 대표 및 관계자들도 함께 만나 스타트업 협력 관련 방안도 논의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 초 일본 도쿄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개소해 양국 교류의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