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관료는 피하면서”…美, 키신저·中고위급 회담에 ‘유감’
by김영은 기자
2023.07.21 11:09:26
美, 6월 싱가포르서 국방장관 회담 제안했지만 ‘퇴짜’
정찰풍선 사건 계기 軍소통선 폐쇄…美 "재개 노력 중”
로이터 "美정부, 바이든-시진핑 만남 희망하고 있어"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중국 측에 유감을 표했다. 미국이 지난달 중국에 제안한 국방장관 회담은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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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키신저와 같은 민간인(키신저 전 장관)도 중국 국방부 장관(리상푸)을 만나는데 미국 현직 관료가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부터 민간인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키신저 전 장관은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에 이어 시 주석까지 잇따라 회담을 가졌다. 이는 미국이 지난달 초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것과 대비된다.
커비 조정관은 “지금처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양국 간) 통신이 끊긴 상태라면, 오해만으로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 군사 통신선을 재개해 지속적으로 만남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간 군사통신선은 지난 2월 ‘정찰 풍선’ 논란이 불거진 뒤 현재까지 폐쇄된 상태다.
로이터는 미국이 최근 고위급 외교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 전 세계적인 긴장상황과 관련해 소통 채널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중국과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등의 잇단 방중을 통해 관계 개선 및 소통 채널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커비 조정관은 이날 중국과 고위급 만남을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현직) 정부 관료들은 키신저 전 장관이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달 시 주석과 수개월내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미 정부 관료들이 오는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또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두 정상 간 대면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미중 핑퐁외교를 통해 1979년 미중 수교를 성사시켜 미중 데탕트 시대를 연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