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특수’ 한강공원은 북적북적…“투표하고 놀러왔어요”

by김형환 기자
2022.06.01 15:24:16

[선택 6·1] 피크닉 용품 대여점 ‘북적’
임시공휴일에 한강공원 등 나들이객 가득
휴일 없이 일하는 자영업자, 노동자들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주말보다 오늘 피크닉 용품 대여 문의가 훨씬 많네요, 하하”

서울 망원 한강공원 인근에서 텐트 등 피크닉 용품 대여점을 운영 중인 김모(51·남)씨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자 임시공휴일인 1일에도 정신없이 일했다. 매장 안쪽에선 밀려오는 예약 전화에 직원들이 응대하기 바빴다. 김씨는 예약 후 대여 용품을 찾기 위해 줄을 선 손님들에게 차례로 물품을 확인한 뒤 건네기를 계속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1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은 투표를 마친 나들이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이날 이데일리가 찾은 망원 한강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은 ‘선거 특수’를 맞이해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덤’으로 주어진 휴일에 망중한을 즐기려는 가족과 친구, 연인이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미리 그늘과 잔디밭에 자리를 잡은 나들이객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자리를 잡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일찍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대부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했다. 여자친구와 망원 한강공원을 찾은 정모(22·남)씨는 “지난달 27일 사전투표를 하고 오늘 아침부터 한강에 나왔다”며 “평일 사이에 숨통 트이는 휴일이 있으니 너무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김상호(28·남)씨는 “6개월 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며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다들 사전투표를 하고 아침 일찍부터 만났다”고 했다.



이른 아침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한강을 방문한 나들이객도 있었다. 망원 한강공원에서 만난 윤모(29·남)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손등에 찍은 도장을 보여줬다. ‘투표 인증’이다. 그는 “친한 회사 동료들이랑 나들이 나왔다”며 “다들 선거는 아침에 집 근처에서 하고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주말이면 지쳐서 나오기 힘들고 평일은 휴가가 맞추기가 힘든데 이렇게 공짜 휴일이 생겨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라이딩은 물론 제트스키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여럿이었다. 정모(52·남)씨는 “더 더워지기 전에 라이딩 더 많이 타려고 나왔다”며 “아침에 자전거를 싣고 투표하러 갔다가 이렇게 한강으로 왔다”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하지만 ‘빨간날’인 이날도 어김없이 일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에어컨 설치 일을 하고 있는 문정호(55·남)씨는 “공휴일인데 쉬지 못해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하는 만큼 버는 것 아니겠나”라며 사무실로 들어섰다. 빌딩에서 근무하는 경비노동자 김모(72·남)씨는 “(선거일에 쉬는 게) 부럽기는 한데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나이에 일할 곳도 없으니까”라고 쓸쓸한 웃음을 지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1일 망원 한강시민공원에는 시민들이 제트스키를 즐기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