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일반인이 개발 `요금조회 앱` 차단..항의 빗발

by정병묵 기자
2011.01.06 10:35:02

스마트폰 요금조회 앱 차단
회사서 만든 앱 사용 유도 불구 이용자들 "회사 앱은 불편"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애플리케이션을 제대로 만들든가, 제대로 만든 걸 쓰게 해주든가..."

LG유플러스(032640)의 스마트폰을 쓰는 직장인 박모 씨는 지난 4일 오전 휴대폰을 보니 늘 쓰던 요금조회 애플리케이션(앱)이 작동하지 않았다. 
 
일반 개발자가 만든 이 앱은 바탕화면에 위젯 형태로 실시간 사용요금 및 잔여 데이터량을 알려 줘 편리하게 사용해왔다. LGU+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니 "개인정보 등의 문제 때문에 해당 앱을 차단했고 자사의 고객센터 앱 `미니 유플러스(mini U+)`를 사용해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미니 유플러스는 위젯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불편해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LGU+가 일반 개발자가 만든 스마트폰 사용량 조회 앱을 돌연 차단해 이용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LGU+가 만든 관련 앱도 있지만, 일반 개발자가 만든 앱보다 호응도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무리한 조치를 강행했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반응이다.

LGU+는 지난 4일 홈페이지 요금 사용량 조회 메뉴에 SMS(문자메시지) 인증 기능을 추가했다. 문제는 지난 11월 OZ스토어 및 안드로이드 마켓에 일반 개발자가 올린 앱이 먼저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앱은 이용자가 LGU+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가져와 스마트폰에 표시해 준다. 그러나 LGU+가 SMS 인증 기능을 추가하는 바람에 수만명의 고객은 예고도 없이 이 앱을 못 쓰게 됐다. 
 
LGU+는 뒤늦게 지난 12월 미니 유플러스 앱을 출시했지만 위젯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LGU+의 한 고객은 "미니 유플러스는 고객센터에 접속해서 직접 조회하는 기존의 방식과 별반 차이가 없으며 다른 이통사의 앱이 다 제공하는 위젯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일부터 안드로이드폰 및 LGU+ 관련 커뮤니티, 심지어 이상철 부회장의 블로그에까지 "대기업이 일반인보다 못한 앱을 만들어 놓고 그것마저 못 쓰게 한다니 답답하다"는 비난이 올라오고 있다. 이용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앱을 미리 만들지 않은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일반 개발자가 제작한 널리 쓰이는 앱을 특별한 대안 없이 막아버린 것도 문제라는 이야기다.

항의가 거세지자 LGU+는 5일 자사 홈페이지에 "예측하지 못한 앱의 접근이 지속될 경우 홈페이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지난 12월 중순의 대형 포털 업체로부터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LGU+가 차단한 문제의 `LGU+ 사용량조회` 앱은 안드로이드마켓과 OZ마켓에서 도합 약 10만 건 가량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앱이다. LGU+ 고객인 일반 개발자가 지난해 11월 LGU+에는 별도의 요금조회 앱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제작했다.



이 앱을 만든 김창현 씨(30·직장인)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조치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많은 사용자가 쓰는 앱을 막을 것이라면 미리 공지를 하거나, `미니 유플러스`를 잘 만들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씨는 또 "관련 API(응용프로그램환경)를 공개하면 트래픽, 보안 관련 문제없이 외부 개발 앱을 통해서도 이용자가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면서 "차단 후, OZ스토어 담당자가 `당신 앱의 오류 때문에 사용자 항의가 많다`는 메일을 내게 보냈던 걸 보면 내부에서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LGU+는 고객 정보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추후 미니 유플러스에 관련 기능을 추가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U+ 관계자는 "예측하지 못한 앱 접근에 따라 홈페이지 트래픽에 문제가 생겼고, 지난 달 인터넷 포털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라 정보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며 "우리 앱을 사용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이 상대적으로 초기인데다가, 여러 단말기에 테스트를 해야 하다 보니 일부 편의성 면에서 부족했지만, 요금내역 조회, 그래프 기능 등 우리 앱이 기능이 더 많다"며 "미니 유플러스에 현재 없는 위젯 기능 등도 조속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LGU+가 지난 12월 출신한 고객센터 앱 `MINI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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