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동석 기자
2004.06.01 11:47:50
[edaily 박동석기자] 정부는 안티 국민연금 운동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자 그제서야 국민연금을 알린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이 사태는 국민연금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이며, 연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력과 자금문제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으나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다는 내부전략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늑장 대응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안티즌들도 국민연금의 실체에 더 가깝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연금에 관한 한 불필요한 오해가 많다는 게 직접적인 이유다.
◇ 연금은 주식투자를 잘못해서 고갈된다(?)
일반 국민들이 가장 오해하기 쉬운 이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국민연금은 2030년대 초반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요즘은 2047년정도 라고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연금을 못받는다는 허탈감과 배신감에 분노하고 있다. 이보다는 매달 걷어가는 보험료를 도대체 어떻게 관리하고 어디에 쓰기에 그 많은 돈이 고갈되느냐고 흥분하기 일쑤다.
현재 근로자들은 월급의 4.5%를 내고 사용주가 4.5%를 더하여 총 9%의 보험료를 매날 납부하고 있다. 불행히도 현재대로 9%의 보험료만 낸다면 2047년쯤에 가면 기금이 바닥날 것이란 게 정부의 공식 추계다.
정부의 일년치 예산보다 훨씬 많은 기금이 왜 고갈된다는 것인가. 여기에는 간단한 진실이 있다. 국민연금은 처음부터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연금을 훨씬 더 많이 타가도록 설계되었다. 평균적으로 납부한 보험료보다 약 2.6배의 돈을 연금으로 받게 되어있다.
일부 안티즌들은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이유가 ‘정부가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다 날렸기 때문’이라거나 ‘정치자금으로 쓰이기 때문’이라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해일 뿐이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비중은 전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정치자금으로 흘러간 흔적도 아직은 없다.
국민연금은 애초부터 적게 내고 많이 타가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에 결국에는 바닥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진실이다. 더구나 빠른 고령화 속도는 고갈 시기를 앞당기는 결정적 요인으로 연금을 위협하고 있다.
◇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타지 못한다
연금 고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이나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똑 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
그들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방식으로 연금제도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를 주창해 온 유럽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연금기금이 바닥난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