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7단DCT로 무장한 '유럽차' 현대 더 뉴 i40
by김형욱 기자
2015.02.08 17:03:22
정숙성 뛰어난 디젤차.. 고속주행 실연비 17.0㎞/ℓ
유럽 고급시장 공략.. 국내선 수입 소형 디젤 겨냥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형 왜건·세단인 현대 i40는 유럽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사실상의 ‘유럽차’다. 국내에 유럽 디젤차 붐이 일지 않았다면 현대자동차(005380)도 구태여 국내에 내놓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의 선택폭 확대라는 점에서 i40의 꾸준한 국내 판매는 반가울 일에 틀림없다.
2011년 첫 출시 4년 만인 지난달 부분변경 모델 ‘더 뉴 i40’가 나왔다. 배기량 1.7리터 디젤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새로이 조합했다. (앞바퀴굴림 방식) 또 현대차의 새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서울과 춘천을 왕복하는 약 135㎞ 구간을 달려봤다. 시승 모델은 1.7 디젤 살룬(세단)의 고급형(디스펙·3125만원)이었다.
| (왼쪽부터)현대 i40 살룬(세단형), i40 왜건. 김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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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부터)현대 i40 살룬(세단형), i40 왜건. 김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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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정숙성이었다. 독일차라도 대중 모델은 디젤 특유의 엔진 떨림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제 갓 600㎞를 달린 새차라는 점을 고려해도 훌륭한 편이었다. 엔진룸을 열어보니 소음·진동을 막기 위한 꼼꼼함이 느껴진다.
꽤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보지 않아 7단 DCT의 장점 빠른 응답성이 당장 와 닿진 않았다. 객관적으로 ‘DCT 대선배’이자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변속기보다 우수하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에 못지않다는 자신감이 있으니 상품화했을 것이다. 계열사 현대다이모스가 납품한다.
조작 편의는 여전히 좋다. 내장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멀티미디어의 반응속도도 빠르다. JBL 사운드 시스템(디스펙에만 적용) 역시 만족스럽다. 익숙해진 탓일까. 개인적으로 조작만큼은 현대·기아차가 어느 브랜드보다도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연비는 무난했다. 이전 모델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특장점까진 아닌 듯하다. 절반은 거칠게 절반은 연비주행으로 고속도로 실연비를 측정해보니 평균 17.0㎞/ℓ가 나왔다. 18인치 타이어(한국 벤투스 프라임2)를 낀 이 모델의 복합연비는 16.2㎞/ℓ(도심 14.9 고속 17.9)다. 거칠게 몰았지만 전혀 막히지 않았기에 내심 18㎞/ℓ는 나오길 기대했다.
참고로 세단은 16인치 타이어를 끼면 복합연비가 16.7㎞/ℓ로 더 높아진다. 반대로 왜건형은 15.5~16.0㎞/ℓ로 낮아진다.
주행감은 나쁘지 않았지만 ‘유럽차’라는 걸 고려하면 더 단단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폭발력도 그랬다. 2.0 디젤 엔진을 탑재한 폭스바겐의 세단 라인업과 비교하면 엔진 배기량 차이만큼의 부족함이 느껴진다. 물론 그만큼 연비는 앞서지만.
i40 디젤의 가격은 2745만~3205만원(옵션에 따라 세단·왜건 각 3개 모델)이다. 경쟁 모델은 르노삼성 SM5 D(2590만~2770만원), 쉐보레 말리부 디젤(2777만~3037만원) 같은 국산 중형 디젤차, 폭스바겐 제타(3150만~3650만원) 같은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준중형차를 꼽을 수 있다.
i40 자체가 국내에선 희소한 모델인 만큼 독특한 디자인에 실용성을 갖춘 유럽풍 왜건이 더 멋스럽다. 개인적으론 고급형(디스펙)보단 기본형(유니크)이나 중간형(PYL)이 가격대비 상품성이 좋게 느껴진다.
시승하진 않았지만 2.0 가솔린 모델도 있다. 250만원 더 싸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디젤 아닌 i40를 눈여겨볼 것 같진 않다. 그 가격이면 쏘나타를 포함해 선택 폭이 확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