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플랫폼 전쟁]③`국내 통신사의 승부수`

by양효석 기자
2011.06.02 11:25:00

"OS 플랫폼은 늦었다..서비스 플랫폼으로 승부수"
LBS·커머스·SNS·모바일광고 등 신사업 추진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스마트폰 시대에 애플·구글이 OS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지위에 흠집이 생기고 있다.

실속도 없이 단순 네트워크만 제공하는 사업자로 전락할 위기다. 때문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승부수를 띄었다. OS 주도권에선 밀렸지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규서비스 플랫폼 시장만은 장악하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 플랫폼 사업에 1조원 투자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 성과물을 놓고 혹독한 자기비판을 했다.

멜론·싸이월드·모네타·NTVi(TV포털)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먼저 출시했지만, 꾸준한 투자와 육성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것. 신규서비스는 나왔지만 에코시스템 부족으로 글로벌화를 이끌지 못한게 가장 큰 실패원인으로 지목됐다. 때문에 플랫폼이 태동하는 시대에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은 감소했다.

당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우리는 2000년부터 플랫폼 사업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애플·구글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미리 예견하고 준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플랫폼 서비스를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새롭게 부임한 하성민 총괄사장도 "올해 주요관심사는 SK텔레콤의 전략방향 수정이 아니라, (지금까지 세웠던 전략에 대한)성과를 조기에 가시화 시키는 것"이라면서 플랫폼 사업에 열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SK텔레콤은 10월께 이러한 플랫폼사업을 진행할 조직을 분사시킬 예정이다. 기존 무선통신 영역과 분리시켜, 신사업을 제한없이 추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SK텔레콤은 서비스플랫폼 성공을 위해선 에코시스템 확대를 위한 개방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T맵·T스토어·문자메시지 등 시장내에서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들의 기반기술(API)을 공개해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워가기로 했다.

대표적인 플랫폼 육성분야는 위치기반서비스(LBS), 커머스, 메시징, 콘텐츠유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B2B, 범용플랫폼 등 7개다.



LBS 분야는 T맵이 대표적이다. 또 커머스는 모바일 페이먼트, 메시징은 네이트온, 콘텐츠유통은 멜론·T스토어·TV포털, SNS는 싸이월드 등이 대표 서비스들이다. B2B에선 헬스케어·카인포테인먼트·e러닝, 범용플랫폼에선 모바일광고·개인화 엔진 등을 육성시키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서비스플랫폼 하면 구글과 애플을 경쟁자로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강력한 서비스플랫폼 사업자가 태동할 것이며 SK텔레콤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애플·구글 등 글로벌 플레이어가 선점한 레드오션이 아니라, 아직 경쟁이 촉발되지 않은 미개척지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KT, 올레마켓·스마트마케팅 활성화 

KT는 앱스토어와 스마트 마케팅 분야에서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스마트 마케팅과 관련, KT는 앱 기반 마케팅 플렛폼인 `올레캐치캐치`와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올레애드`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올레캐치캐치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캐릭터 잡기 게임을 통해 고객의 위치를 기반으로 유용한 쿠폰과 올레클럽 별포인트, 기프티쇼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앱 기반 마케팅 플랫폼이다. 이는 고객의 위치 기반으로 장소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올레애드는 스마트 디바이스 기반의 앱 및 모바일 웹을 통한 디스플레이형 광고를 제공하는 인프라이다. 개발자에게 실시간 수익 통계 리포트를 제공하며, 애플리케이션 간 교환광고, 모바일 버즈 마케팅이 가능한 SNS 기능, 모바일 결재 기능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특히 올레 마켓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거나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파트너사와 에코노베이션 개발자 앱들을 중심으로, 올해안에 100개 이상을 선정해 수익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
 
KT는 올레 캐치캐치 오픈에 이어 7월 올레애드를 런칭하고, 올 하반기께 원스톱 모바일 광고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NS 연계 마케팅, 커머스 기능 연동, 고도화된 타깃 마케팅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와함께 다양한 디지털기기 이용을 지원하는 콘텐츠 마켓인 올레마켓도 중요한 플랫폼 사업 모델이다. 앱 뿐만 아니라 최신음악, 영화, e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5월 현재 약 48만 건) 중이다.

◇LG유플러스, 모바일광고·SNS 등 주력

LG유플러스도 `탈통신`이라는 이름으로 플랫폼 사업에 열중이다.

국내 통신 3위 사업자로써 전통적인 통신영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은 의미없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통신을 활용한, 통신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서비스 사업을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광고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국내 통신사업자 최초로 광고서비스 및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개방형 광고 플랫폼 U+ AD를 개발했다. 또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위치정보, 커머스, SNS, 게임을 결합한 위치기반 소셜 쇼핑 서비스 딩동(DingDong)도 지난 4월 선보였다.

LG유플러스가 모바일 광고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가입자 기반에서 벗어나 이동통신 가입자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U+ AD 개방형 플랫폼은 개인, 중소규모 IT 기업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태블릿PC, IPTV,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다양한 채널 및 SNS, AR(증강현실), QR(모바일 바코드) 등 신기술 기반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SNS 서비스인 와글(Wagle)과 플레이스북(placebook)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와글과 플레이스북은 LG유플러스 가입자 뿐 아니라 KT, SK텔레콤 등 통신사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와글과 플레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베타 버전 형태로 제공되며,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 OZ스토어, T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회원 가입 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