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선의 마케팅이야기)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by김해선 기자
2008.10.07 11:44:17

[이데일리 김해선 칼럼니스트] 영국의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Economist Intelligence Unit` (EIU)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술 산업의 경쟁력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3위에 랭크됐던 한국의 정보기술력이 2008년 8위에 랭크되면서 5계단 떨어졌다. 이 조사는 전 세계 66개국의 나라를 대상으로 하며 한국은 100점 만점에 64.1점으로 8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것은 74.6점의 미국이었다.

그 5계단 사이에는 새로이 대만, 스웨덴, 덴마크, 캐나다, 호주 등이 선정됐다. 특히 대만은 작년 6위에서 2위로 뛰어올라 정보기술력의 발전에서 무서운 상승세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IU가 평가한 IT 산업 경쟁력에는 기술의 풍부한 공급, 혁신 친화적 환경, 세계적 수준의 기술 인프라, 관련법 정비, 균형있는 정부의 지원, 경쟁친화적 기업 환경 등이 포괄돼 있어 IT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지난 수년간 부르짖던 IT강국의 위상을 잃어버린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겪으면서 수 많은 벤처기업이 태동했다. 그러면서 IT 분야의 급속한 성장 못지않게 그 폐단도 많이 경험했다. 특히 신기술과 컨텐츠를 개발하고 성급하게 시장에 출시 및 공개하면서 이에 따라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사후 약방문 식으로 해결하려는 문제점들이 들어났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각종 동호회, 팬카페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이라든지 남이 쓴 글에 대한 댓글을 다는 것은 이제 우리나라 인터넷 세대라면 일상적인 일로 되어가고 있다.

건전한 토론과 긍정적인 비판은 사회의 여론을 성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남을 헐뜯고 비방하며, 심지어 근거가 없는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내는 악플은 그 비난을 받는 상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금번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진실의 자살 사건만 하더라도 자신을 비방하는 인터넷 상의 사이버 테러에 희생양이 된 단적인 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과연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런 치명적인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미디어에는 이는 일종의 사회 병리현상이 인터넷 상에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인터넷이 우리나라와 같이 가정 깊숙이 보급된 국가에서 이에 대한 폐단에 마땅히 마련한 법적인 조치가 턱없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항상 무슨 심각한 일이 터지고 나서야 그 때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려는 사후 약방문적인 태도를 갖는다.

우리나라가 정보기술력이 5단계나 떨어진 이유도 바로 이와 같이 IT성장에 걸 맞는 법적, 제도적 정책과 보안의식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또한 필터링이 안된 글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에서 여과없이 공개하는 것은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 무책임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화를 면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바로 무감각하게 돈잔치를 벌인 과욕의 투자은행들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할 때, 우리는 이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hskim@suntransglo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