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내가 재건한다`..카니자로

by김현동 기자
2005.09.30 14:39:24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뉴올리언스의 `도널드 트럼프`, 뉴올리언스 스카이라인의 완성자. 뉴올리언스 부동산 업계의 거물 조셉 카니자로(사진)에게 따라다니는 별칭들이다. 오는 30일이면 여기에 또 하나의 꼬리표가 더해질 전망이다. 뉴올리언스 재건의 영웅.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9월30일 뉴올리언스 재건위원회에 뉴올리언스 재건을 이끌 인물을 지명할 예정이다. 카니자로가 이 자리에 지명될 것이라는 데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카니자로는 뉴올리언스 재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카니자로의 영향력은 그의 화려한 명성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과도 친분을 과시한다. 때문에 그는 뛰어난 부동산 사업가로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폐허로 변한 뉴올리언스를 재건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는 1960년대 중반 20대 청년으로 뉴올리언스로 이주한 이후 41년간을 뉴올리언스에서 보낸 토박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4년에 걸쳐 완성한 자신의 저택을 잃은 허리케인 피해자이기도 하다. 카트리나 재건을 이끌 인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는 학교와 주택이 홍수로 잠기고 범죄율이 치솟고 있지만, 오히려 이런 때야말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주 큰 기회가 온 겁니다."



카니자로의 자신감은 단순히 부동산 재벌로서의 자신감만은 아니다. 카니자로는 부시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높다. 피해 재건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도움이 절대적이다. 카니자로는 지난 대선 당시 부시 진영에 수십만 달러를 기부했다. `카트리나` 피해 직후에는 부시 주위의 고위 인사들과 몇 시간씩 통화하면서 향후 대처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카니자로의 인생 자체도 허리케인의 상처를 입은 뉴올리언스 재건과 맞아 떨어질 정도로 극적이다. 그는 1980년대 초반 기름값 상승에 따른 오일 머니 유입에 힘입어 대성공을 거뒀다. 그렇지만 1980년대 중반이후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이로 인해 뉴올리언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파산 지경에 내몰리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정말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거의 파산 직전이었다." 부자들의 공통된 성격 중의 하나겠지만 그도 고집 하나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임대료를 낮추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씨티그룹같은 금융기관들이 대출금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면서 다행히 파산 위기를 넘겼다.

1980년대의 실패를 거울삼아 그는 이제 부동산만이 아니라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뉴올리언스 근방의 은행들을 인수해 퍼스트트러스트라는 금융지주회사를 만든 후 1998년에는 벤처 캐피탈 회사 코퍼릿 캐피탈(Corporate Capital)을 설립하기도 했다.

뉴올리언스를 기반으로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카니자로가 뉴올리언스에 어떤 모습을 새로 선물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