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병서 기자
2024.03.28 09:19:55
12년 만의 서울 시내버스 파업에 시민들 발 동동
무작정 기다리거나 걸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어
중장년층 파업 정보 모르다 혼란 겪는 경우 많아
대체재 지하철 역사 안 평소보다 많은 사람 붐벼
[이데일리 사건팀]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12년 만에 벌어지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파업한다는 정보를 몰랐던 사람들은 지하철역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정보에 취약한 노년층은 주변 사람들에게 교통정보를 물어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듣고 지하철로 몰리면서 지하철 역사 안은 사람들이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붙어선 모습이 연출됐다.
28일 오전 서울 버스 정류장(성북구·영등포구·강서구) 곳곳에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을 안내 문구들로 가득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버스정류장에는 ‘시내버스 파업으로 운행 중단 및 배차간격 지연이 우려되므로, 마을버스 및 지하철 이용을 권고 드립니다’는 협조문이 붙어 있었다. 버스 전광판에는 ‘차고지’, ‘종료’, ‘회차 대기’, ‘버스 파업 타 대중교통 이용’ 등과 같은 안내 문구가 떠 있었다.
이들 버스 정류장에는 경기버스와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버스 파업이란 정보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출근길 혼란을 겪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 성북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취재진이 ‘버스 파업인데 버스를 기다리고 계시냐’고 묻자 “그러느냐”고 화들짝 놀랐다. 그는 “내가 가는 곳은 지하철로 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옆에 있던 40대 여성도 “버스가 오는지 안 오는지 깜깜이다. 파업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버스환승역에서 만난 간호사 정모씨는 “7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해서 6시 40분에 나왔는데 버스가 없어서 놀랐다. 20분을 기다렸는데 다른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해야 겠다”며 “빨리 출근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의 버스 정류장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서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70대 여성 김모씨는 “오늘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면서 “심각한 것은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합정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70대 여성 이모씨는 “매일 타고 가던 버스가 있어서 왔는데 버스가 안 오기에 뭔가 싶었다”면서 “주변 청년들한테 물어보니까 버스 파업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살기도 어려워 죽겠는데 왜 파업하고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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