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단말기 사용자,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
by차예지 기자
2017.03.29 09:08:30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전 세계 금융시장에 거래정보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블룸버그 단말기가 금융권의 비용 절감으로 인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가입대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버튼테일러인터내셔널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은행원, 트레이더, 머니 매니저가 매일 사용하는 블룸버그 단말기의 가입대수가 2016년에 직전 해와 비교해 1% (3145대)감소한 32만4500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비록 이것이 급격한 감소세는 아니지만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981년에 블룸버그통신을 창업한 이후 두번째로 큰 폭의 감소세라는데 의미가 있다. 최고 감소세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에 2만여대가 끊겼을 때다.
블룸버그는 연간 대당 2만1000달러(약 2400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전 세계 금융회사에 깔린 단말기를 통해 채권 및 원자재 등의 시세와 가격 등 각종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단말기는 트레이더와 투자자, 은행권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몇년 간 금융권에서 비용 절감 노력을 하면서 인기가 줄었다.
FT는 자본 규제가 더 강화되고 전자 거래로 변화되면서 블룸버그가 주요 고객인 대형 투자은행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글라스 테일러 버튼테일러인터내셔널 창업주는 “많은 (금융정보)제공업체가 역풍을 맞고 있다”며 “기계가 트레이더를 대신하고 예산 문제로 전반적으로 금융권에서 비용절감을 하는 것이 모든 제공업체가 (단말기 숫자를) 유지하기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JP모건과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은행 12곳의 매출은 3% 감소했다. 이는 4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매출이 줄어들며 인력도 줄였다. 2015년 800명을 감원했으나 이듬해에는 2200명으로 정리해고가 가속화됐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3.4%로 상승했으며 매출이 3.4% 증가한 92억달러를 기록했다. 단말기 숫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업부가 선전한 덕분이다.
이에 비해 블룸버그의 라이벌 톰슨로이터는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며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직전해의 24.2%에서 23.1%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