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금양,아이러브스쿨 주당 23만8100원에 취득

by허귀식 기자
2000.09.07 17:38:47

금양은 동창을 찾아주는 사이트인 아이러브스쿨(http://www.iloveschool.co.kr)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51%를 확보했다. 지분매각 합병 등 그동안 꼬리를 물고 이어졌던 소문에 대한 금양쪽의 최종 입장정리인 셈이다. 이번 지분 추가확보 결정을 내린 배경과 아이러브스쿨의 가치에 대한 접근방식이 관심을 끈다. ◇시가총액 500억원, 회원1인당 1만원꼴 = 아이러브스쿨은 오는 15일께 회원수가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여만에 확보한 회원이라는 점에서 "경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양과 다른 주주들은 이 회사 주식에 대해 주당 23만8100원의 가격을 매겼다. 이를 자본금 10억4999만5000원, 발행주식수 20만9999주로 환산한 시가총액은 500억76만19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회원수를 기준으로 인터넷기업을 평가하는 계산법을 대입하면 회원1인당 시가총액은 1만원 가량이다. 또 금양이 보유한 51%지분의 가치는 254억9693만8500원이다. 금양은 초기출자시 부담한 3억6532만5000원과 이번 추가출자에 들어가는 81억16만2000원 등 총 84억6548만7000원을 투입했다. 초기출자분에 따른 평가이익은 170억3145만1500원에 달한다. 아이러브스쿨의 다른 주주들도 출자분중 일부를 1년만에 47.62배에 회수했다.

[아이러브스쿨 자본구성 등]
자본금          1,049,995,000원
주식수           209,999주
추가확보주식수    34,020주
추가출자금액    8,100,162,000원
출자전지분        34.79%
출자후지분        50.99%
매입단가         238,100원
시가총액       50,000,761,900원
(금양보유분)  (25,496,938,500원) 
액면가대비       47.62배 
◇금양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이유 = 금양은 아이러브스쿨지분 51%를 확보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경영에 대해서도 원론적으로 발언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지분이다. 그러나 아이러브스쿨 관계자는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양은 그동안 몇 군데와 매각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 관계자는 "너무 많은 금액을 불러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금양은 스스로 아이러브스쿨 주식가치로 주당 23만8100원을 인정했다. 금양측 초기출자분을 포함한 보유주식 평균 매입단가도 16만2458원가량에 달한다. 이런 주식가치 산정으로 미뤄 금양측은 아이러브스쿨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브스쿨은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동문" "고향" 등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금양이 아이러브스쿨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키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엄청난 회원수를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발굴해 이익을 내는 회사로 키울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내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이러브스쿨측에 현금유입이 없으므로 추가 출자 등의 후속조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양 관계자는 그러나 "증자문제는 나중에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양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J&P홀딩스를 통해 인큐베이팅하고 있는 벤처기업과 직접 출자한 정보통신 업체가 몇 개 있다며 아이러브스쿨을 축으로 한 인터넷 사업과 기존 금양의 사업 영역이었던 화학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양은 ▲아이러브스쿨 외에 ▲(주)세븐홀리데이인스페이스 ▲(주)비젼컴 ▲MIC99-9스틱아이티투자조합 ▲(주)인타운 등에 출자하기도 했다. ◇합병은 왜 안했나 =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때 합병설도 나돌았다. 이에 대해 금양 관계자는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업의 전부 양수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양과 아이러브스쿨의 사업성격이 판이한 것도 "합병"을 심각히 고려하지 않은 이유다. 따라서 합병이나 영업의 전부양수보다 지분확대가 절차나 사업효율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브스쿨의 입장 = 아이러브스쿨은 "독자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금양이 51% 지분을 확보하지만 경영은 간섭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이러브스쿨은 앞으로 회원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그동안 제휴 등을 추진해오면서 500만명에 육박하는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다"며 "회원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00만명 이상의 회원에 대해서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제휴 등을 추진해오는 사이에 회원이 400만명을 돌파해 회원서비스 질이 낮아졌는데 이 문제를 빨리 개선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의 평가 = 증권사 분석가들은 아이러브스쿨 지분문제를 둘러싼 재료들이 힘을 잃었으나 금양의 경우 엄청난 평가익을 "스스로" 인정한 점, 지분확대로 아이러브스쿨의 성장세가 금양의 주가에 더 강하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점 등은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있는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