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무역협회, 美러시아 알루미늄 제재 경고 “수천 기업 폐업”

by김상윤 기자
2022.10.25 09:46:27

“제재 실행시 금속 가격 왜곡 불가피”
“EU, 美제재 움직임에 보이콧 해야”
2018년 러 루살 제재 때 유럽산업 붕괴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제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럽 협회가 반발에 나섰다. 알루미늄 가격 급등 등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유럽 산업을 망가트릴 것이라는 우려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에 기반을 둔 5개 무역협회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이 미국의 러시아 알루미늄 제재 움직임에 대해 시급히 개입해 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로 유럽 제조업체 수천개의 회사가 문을 닫고 수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유럽 의회와 회원국들이 미국의 조치에 대해 보이콧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올려 효과적인 거래금지를 꾀하거나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에 대한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제재할 경우 금속 가격을 상승시켜 세계 시장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재를 주저해 왔다. 하지만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 미사일 공격이 계속 이어지자 이같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와 관련 협회는 “미국이 2018년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루살(Rusal)을 제재했을 때 금속가격이 35%나 상승하고 유럽의 산업 공급망이 붕괴됐다”면서 “미국의 제재로 인해 글로벌 알루미늄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루살은 전 세계 알루미늄의 약 6%를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와 함께 중국에 이어 많은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산 알루미늄은 미국에서 전체 수입된 알루미늄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알루미늄은 자동차를 비롯한 가전제품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주요 원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