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7.8만가구, 2년 전보다 전셋값 하락

by박종화 기자
2022.10.24 09:55:22

소단지·구축서 하락 비중 커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내린 아파트가 수도권에서만 8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278만4030가구 중 2020년보다 전세 시세가 하락한 가구는 7만8412가구(2.8%)다. 인천에선 전셋값 하락 가구 비율이 6.8%(2만2192가구)에 달했다.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이 탓에 중구·동구에선 역전세(집값이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것)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셋값 하락은 구축 아파트일수록 가팔랐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아파트 열 채 중 여섯 채(64.8%)가 입주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였다. 단지 규모별로는 300가구 미만 소단지가 전셋값 하락 단지 중 39.4%를 차지했다. 신축·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커뮤니티 시설 등이 열악하다 보니 세입자 선호도가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역전세가 우려되는 가구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매매 및 전세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만큼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역전세 매물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역전세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주택을 급매물로 내놓는 집주인들로 인해, 전세가격 하락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세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는 월세화(化)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요가 빠지면서 전셋값도 하락세다. 8월 전국 전세 시세는 0.50%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이던 2009년 1월(-0.98%) 이후 최대 낙폭이다.

여 연구원은 “임차인들은 가급적 최근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내린 아파트의 입주는 피하고 전세금 반환 보증 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증금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