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윤화 기자
2021.05.27 09:49:56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5월 정기회의 개최
기준금리 0.5% 8번째 동결, 성장률 전망은 상향 조정
수출 호조에 내수회복세 판단도 가시화..인플레는 일시적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8번째(12개월째) 동결이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한다. 이데일리가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10명의 경제 및 금융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원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200명의 채권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98%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이는 지난 4월에는 100%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것보다는 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수출 호조세 지속과 내수경기 회복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선회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계속해서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달 1~20일까지 집계된 수출액은 311억2000만달러로 1년 전 보다 53.3%나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무려 59.1%에 달해 8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도 회복 국면이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2를 기록해 최근 3년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올 들어 다섯 달 연속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석 달 째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수준이다. 실제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4월 백화점 매출액과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18.3%씩 늘어나며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과 내수가 살아나면서 고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5만2000명이 증가했고 특히 대기업 취업자 수가 18만7000명 증가, 사상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다만 백신 보급률이 7.7%(1차 접종 기준)로 아직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인데다가 코로나19 일평균 신규확진자 수는 600~700명대를 웃돌고 있다. 4월 금통위 통화정책 문구에선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란 문구가 추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통화정책을 통해 ‘금융 안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선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을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 안정을 위해선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조6000억원(9.5%) 증가했다. 잔액과 증가액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고공행진과 비트코인, 주식 등의 자산 가격 변동성 확대 등은 금융안정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금리 결정의 변수가 되진 않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2.2%로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 압력은 일시적이란 게 한은의 주장이다. 미국 내에서 번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의 인플레이션 우려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금통위원은 “국제 원자재, 농수산물 가격 상승과 원자재, 국제유가 공급 병목 현상 등으로 올 2분기에는 물가상승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보인다. 다만 그 지속성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들어서는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을 수정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4월 금통위 당시 3% 중반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예상한 만큼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 현재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3.0%인데 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올해 3.7~3.8% 수준의 성장률 전망치가 제시될 것으로 예측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3%에서 1.5~1.8% 안팎으로 올려잡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