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朴 "민주당으로 당명 변경"…安 "반대"(종합)

by김진우 기자
2015.01.02 10:56:13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마치고 ‘민주당’으로 당명 변경 움직임
당대표 유력주자 문재인·박지원 변경 의사, 안철수는 반대 입장 밝혀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과거 민주당으로 당명(黨名)을 변경하는 안을 놓고 내분이 쌓이고 있다.

차기 유력 당대표 후보인 문재인·박지원 의원이 2·8 전당대회 이후 당명을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후, 현 당명에 지분이 있는 안철수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박지원 의원은 1일 광주 무등산 등정에서 “당 대표가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부터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며 “당명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혁신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문재인 의원도 같은 날 “박 의원과 같은 생각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 속에는 기존의 민주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연합의 합당 정신이 담겨 있다”며 “안 전 대표 측 양해를 얻어서 당명을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는 공약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3월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합당하며 탄생했으며, 현재 민주당을 당명으로 사용하는 정당이 있어 당명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당’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새정치연합의 당명은 당의 흥망성쇠와 함께 부침을 거듭해 왔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당시 집권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개혁 세력이 주축이 된 열린우리당과 호남 세력이 중심인 민주당으로 분열됐다.

이후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탈당파 등이 모여 합당하는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으로 당명이 수차례 바뀌었다. 총·대선 등 큰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을 거듭한 결과다.



안 의원은 2일 문·박 의원의 당명 변경 움직임에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당명 변경에 반대한다”며 “저는 지난 7·30 보궐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날 때 합당 때의 모든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5대 5 지분도 패배의 책임을 지고 주장하지 않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우리가 당명에 새정치를 포함하고 당명을 바꾼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당명 때문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보수의 역사와 전통에 맞는 당명이어서 집권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로부터 나라를 맡길만한 신뢰를 얻는다면 당명이 중요하겠는가”라며 “그동안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당명을 바꿔온 역사를 돌아보자. 그 이름을 버린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시 그 이름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신뢰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래야 집권할 수 있다”며 “지금은 당명보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쟁할 때”라고 촉구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인 민병두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 하고 민주당이 합당할 때 형식적으로 상대방을 예우했고 우리가 기치에서 앞세운 것”이라며 당명 변경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 의원은 “우리 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당명을 자주 바꾸고 해체모여 하고 지도부를 자주 바꾸는 것”이라며 “힘들더라도 당분간은 (당명을)안고 가는 것, 또 그것을 국민들한테 인식되도록 수용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들의 노력 아닌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