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윤 기자
2011.11.17 12:01:00
금융당국, 42개 불법투자업체 적발..수사기관에 이첩
금융기관 유사 상호업체 및 불법 FX마진거래 업체 주의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A씨는 증권사와 지수옵션 거래를 중단하고 불법 선물계좌 대여업체와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코스피200지수옵션을 매수할 때 예탁금 1500만원을 예치해야하는 부담 때문이었다.
그는 이 업체에 82만원을 입금하고 200만원을 대여받아 코스피200지수 콜옵션 8월 물 30계약을 약 2만6000원에 매수한 이후, 당일 중 시세가 하락해 1만4000원에 매도 주문을 했으나 이 업체의 시스템 오작동으로 거래가 미체결됐다.
다음날 콜옵션 가치가 4000원으로 하락해 손실 과다에 따른 반대매매가 시행돼 총 66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A씨는 손실발생분 중 일부는 이 업체의 시스템 오작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사이버 공간에서 불법 금융투자업체의 영업 행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18일부터 보름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는 사이버공간에서 영업 중인 42개의 불법 금융투자업체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17일 밝혔다.
42개 업체 중 37개가 금융위원회의 인가 없이 코스피200지수선물, FX마진거래 등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매매와 중개업을 해왔고, 5개 업체는 금융위원회 등록없이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일대일 투자상담 등 투자자문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코스피200지수 선물 등 투자시에 증거금 일부를 불법업체가 대납해 주고, 자체 HTS로 투자자 매매주문을 증권사 등에 중개해왔다. 특히 코스피200지수 선물 외에 코스피200옵션으로 취급상품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명 제도권금융기관과 비슷한 상호를 사용해 투자자들이 오인하게 하였고, 대부분 업체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유로선물 등 외환 관련 상품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는 거래소 시세정보 등을 무단으로 이용해, 자체 HTS를 통해 지수선물 등에 대한 가상의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 매매 손익은 업체가 직접 정산하는 형태를 취했다.
불법 FX마진거래도 적발됐다. 이들은 한국어 사이트를 개설해, 해외선물사와 불법적인 FX마진거래를 중개해 최소 위탁증거금(5000달러) 납입요건 등 관련 규제 회피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오인케 하는 상호 사용 업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 FX마진거래는 국내 투자중개업자(증권·선물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파생상품 투자중개 및 개별적인 투자 종목 추천 등의 투자자문은 인가 또는 등록을 받은 금융투자회사에서만 가능한 만큼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