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1.11.10 11:32:46
총리 사임에도 불안감 되레 증폭
제2의 리먼사태 흡사한 상황 초래 우려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이탈리아가 그리스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극심한 재정난에 리더십을 잃은 정권, 치솟는 국채 수익률까지 그리스와 쏙 빼닮은 형국이다.
하지만 소국으로 분류되는 그리스와 달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사태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고려할 때 이탈리아는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탈리아를 살릴 확실한 카드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이탈리아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재정난보다 대내외의 신뢰를 잃은 정부였다. 이런 와중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금융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그의 사임 소식에도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급등하며 7%를 훨씬 넘어섰다. 7%는 디폴트(채무 불이행)의 경계선으로 간주된다.
결국 곪은 게 터진 것이다. 베를루스코니의 퇴진은 정권 안정에 기대감을 심어준 것일 뿐 오래 전부터 이탈리아를 짓누르고 있는 막대한 부채와 성장 부진이라는 지병은 변한게 없다. 더불어 앞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들은 더 큰 문제다. 만기 도래 부채는 올해 373억유로, 내년에는 3070억유로로 파악된다. 이대로 가다간 이탈리아 역시 국가부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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