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변한다)③한수원..녹색 리더십

by안승찬 기자
2009.06.25 11:13:14

`원전 르네상스` 맞아 환골탈태
원자력발전 대폭 증설..기술독립해 수출도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1978년 고리 1호기를 준공할 때만 하더라도 한국이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 국가로 성장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기술 불고지에서 어깨너머로 시작한 한국의 원자력발전 30년 역사는 사실 `기적`에 가까웠다.

그간 독자적인 표준원전을 만들어냈고, 반복건설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했다. 우리나라의 원전 운영 능력은 원자력 선진국인 프랑스와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금은 원자력발전 30년의 역사를 다시 쓴다는 심정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기로에 있다"고 말한다. 바야흐로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새로운 성장동력 패러다임을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 2030`을 전격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현재의 26%에서 41%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목표 비중 1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그야말로 한국의 `원전 르네상스`를 알리는 신호였다.

저탄소 녹생성장의 첫걸음으로 원자력발전 확대를 천명한 것은 녹색성장의 가장 현실적 대안이 원자력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 평가받는다. 유연탄에 비해 원자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0분의 1에 불과하다. 친환경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발전에 비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분의1 정도다.

게다가 원자력은 골프공만한 우라늄으로 석유 9000드럼, 유연탄 3000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전체 전력생산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프랑스의 80%, 일본의 30%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입장에서 원자력발전은 고유가 시대가 도래한다 하더라도 국가경제가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의 원자력발전 확대 정책에 맞춰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2016년까지 8기의 원전을 건설해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10여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향후에는 20기를 준공한다는 목표다.  
▲ 신고리 원전 1·2호기 전경



아울러 한수원은 원전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완전한 기술독립을 이룬다는 목표도 세웠다.
 
원전 플랜트 시장은 2030년까지 무려 800기, 금액으로 800조~10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시장이다. 수출 전략형 신형 원전(APR+)의 설계코드 등 고유 핵심 원천기술을 조기 확보해 원전 수출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원자력 르세상스 시대 개막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신형 원전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원전 르네상스에 대비하기 위해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선 현재 정원의 13%를 상회하는 총 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키로 했다. 관리· 지원업무는 효율화하고 비핵심업무는 아웃소싱을 적극 추진하는 등 조직의 효율화을 추진하고 있다.

올 초에는 연공 위주의 조직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3급 이상 관리자를 대상으로 `직위와 직급의 분리운영제`를 확대, 능력 위주의 보직과 인사관리가 정착되도록 했다.

일단 우수한 인재 확보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중· 장기적으로 소요되는 신규원전 건설 및 가동을 위한 신규 인력은 사업의 조기집행 등을 통해 최대한 빨리 선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원전건설 전문기술훈련원`의 입학정원을 예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총 590여명으로 확대하고, 이들을 훈련시켜 원전건설 시공사 및 협력업체에 취업토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