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미얀마 기업·개인 제재 해제…군부 서한과 연관성 주목

by박순엽 기자
2025.07.26 16:15:50

미얀마 기업 3곳·개인 4명 제재 해제…이유는 비공개
관세 서한 받은 미얀마 군부…“정권 정당성 인정” 자평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부과한 미얀마 주요 기업과 인물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로이터통신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4일(현지시간) KT서비스 앤드 로지스틱스와 이 회사 창립자 조나단 묘 초 타웅을 포함한 미얀마 기업 3곳과 개인 4명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이번 제재 해제의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진 않았다.

도널드 트러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번 제재 해제 시점이 미얀마 군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 서한을 보낸 직후라는 점에서 양자 간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얀마 군사정궈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군부 통치를 인정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제재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 사령관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진정한 애국자의 정신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가 번영을 향해 미국을 이끄는 지도자”라고 치켜세운 것으로 미얀마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얀마에 40%의 상호관세를 내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흘라잉 사령관 앞으로 보낸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이 서한을 자국 정권의 정당성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은 첫 사례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서한 전까지 202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미얀마 측과 공식 접촉을 피해 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측은 제재 해제와 군부 서한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 고위 행정부 당국자는 로이터에 “제재 해제 결정은 지난 정부에서 시작된 긴 과정의 목적으로, 이번 결정과 서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로이터는 이번 조치에도 미얀마 군부 최고 지도자인 흘라잉 사령관 등 핵심 인물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