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투표 김예지 괴롭힌 '문자 폭탄'...그럼에도 "의원 책무 다할 것"

by김혜선 기자
2024.12.09 09:43:39

탄핵 투표장 돌아온 김예지 BBC코리아 인터뷰
"시민 목소리 간과할 수 없었다"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표결 불참’ 당론을 어기고 가장 먼저 본회의장으로 돌아온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주변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에 투표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김 의원은 지난 8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표결이 있던 날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본회의장에는 퇴진 일정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탄핵 찬성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만 남고 국민의힘 소속 모든 의원이 퇴장했다. 이후 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표결 불참’ 당론을 어기고 본회의장으로 돌아왔는데, 김 의원은 가장 먼저 돌아온 인물이다.

그는 본회의장에 돌아와 표결한 이유에 대해 “우리 당이 만들어서 세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안건에 대해서 표결을 해야 된다는 정말 무거운 마음이 하나 있었다”고 했다. 또 “당론을 어긴 것에 대한 두 번째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국회 밖에서 시민들이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 목소리가) 지금도 잘 들린다. 밖에서 계속 말씀하신다. 어제(탄핵 표결일)는 더 잘 들렸다”며 “정부 여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서 표를 주셔서 이렇게 일을 하라고 명하신 심부름꾼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탄핵 표결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당론을 어겨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지탄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당원분들로부터의 정말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이 많은데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변명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단순히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 해서 어긴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저는 항상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선포됐던 비상계엄에 대해 “참담함을 느꼈다”며 “청각장애인 분들 같은 경우에는 계엄 선포조차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이 나오지 않아서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전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정말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를 해야 될지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시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재발의될 경우에 대해서는 “탄핵안 재발의 여부와 관계없이 의견은 제 생각과 또 민의를 반영한다는 마음은 같다”며 “국회의원의 책무에만 신경 쓰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