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사우스웨스트에 최대 10명 이사 후보 지명 계획”
by김윤지 기자
2024.08.14 09:44:57
“엘리엇, 사우스웨스트와 의결권 대결 준비”
경영진 교체 앞서 우선 이사회 정비부터
사우스웨스트, 포이즌 필 채택해 대응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의결권 대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엘리엇이 사우스웨스트 임시 주총을 소집해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최대 10명의 이사 후보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엘리엇이 지명할 계획인 이사 후보들은 항공사, 기술, 서비스 산업 등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인물들로 엘리엇 내부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지분 현황 보고서(Schedule 13D)에 따르면 엘리엇은 사우스웨스트 주식을 4200만주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파생상품 등을 포함해 엘리엇은 사우스웨스트 지분의 약 11%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사우스웨스트의 밥 조던 최고경영자(CEO) 및 게리 켈리 회장의 즉각적인 교체를 원하고 있다. 두 사람 아래 사우스웨스트가 부진한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여전히 조던 CEO와 켈리 회장이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사회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올해 성장 둔화, 예상보다 적은 항공기 인도, 일련의 안전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가 또한 올들어 10% 넘게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사우스웨스트는 지난달 회사의 정체성과 같던 ‘탑승 순서에 따른 선착순 좌석 제공’을 폐지하고 지정 좌석제를 도입하고 심야 항공편 계획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한편 엘리엇의 지분 확보 이후 사우스웨스트는 엘리엇이 회사의 지분 12.5%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포이즌 필을 채택했다. 포이즌 필은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기존 주주들에게 추가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전략이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늘림으로써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견제할 수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폴 싱어가 이끄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행동주의 펀드 중 하나인 엘리엇은 기술 회사 등을 인수해 경영진 개편과 완전 매각을 포함한 변화를 강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을 문제 삼거나 현대차 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세일즈포스 등의 기업에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