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상법 개정 촉구…“주주들 합당한 대우 받아야”

by최훈길 기자
2024.06.26 10:00:00

기업지배구조 개선 세미나 축사
“22대 국회 가동, 합의 도출해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든 주주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복현 원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 개선 세미나(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한국경제인협회 주최)에서 “우리 자본시장이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요 20개국·경제협력개발기구(G20·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방향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주주의 권리행사가 보호·촉진되고, 모든 주주들이 합당한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기업지배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며 “이사회는 기업의 전략적 지침 설정, 경영진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 등을 수행하는 한편 기업과 주주들에 대한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모든 주주가 기업성과를 골고루 향유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절실하다”며 “이를 통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이 균형 있게 보호된다는 믿음이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관련해 이 원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빠른 경제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기업지배구조의 모순이 지목되고 있다”며 “현재의 기업지배구조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에 취약하고 기업 성과와 주주가치가 괴리되기 쉬운 만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좀 더 미래지향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최근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발표한 기업지배구조 순위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12개국 중 8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돼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적 기업지배구조는 경제개발 시기의 압축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으로도 평가받지만,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지금은 역설적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의 걸림돌로 지목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지 못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불편한 주제라고 해 이에 대한 논의를 미룰 경우 앞으로 닥쳐올 위기상황의 극복은 더욱 요원할 것이다. 이제는 허심탄회한 논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건전하고 발전적인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마침 제22대 국회의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정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시기”라며 “앞으로 기업지배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기 위한 발전적 논의와 함께 상속세, 금투세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제개편 논의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금년 하반기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건설적 대안을 마련할 최적의 시기”라며 “이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앞으로 학계, 경제계, 시장전문가, 유관기관 등과 긴밀히 논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