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산불, 41시간만에 큰 불길 잡혀…산림 720㏊ 잿더미

by박진환 기자
2022.04.12 09:41:10

10일 오후 3시쯤 발생해 강원 양구 8개리에 걸쳐 확산
축구장 1008개 면적 산불로 사라져…인명·재산피해 없어
가뭄·강풍까지 겹쳐 피해 커…산림당국, 복원계획 수립

[양구=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10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강원 양구 산불의 주불이 잡혔다. 이번 불로 산림 720㏊가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10일 오후 3시 40분경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 일원에서 발생해 국토정중앙면 가오작리까지 8개리에 걸쳐 확산한 산불이 12일 오전 9시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모두 4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산불영향구역은 양구읍 송청리와 연접한 죽곡리, 황간리, 송우리, 청리, 용하리, 야촌리, 가오작리 일부에 걸쳐 모두 720㏊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축구장(0.714㏊) 면적 1008가 산불로 사라졌다. 양구군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산림피해를 봤지만 산림당국과 유관기관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로 인명과 재산피해 없이 진화됐다.

강원 양구에서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사진=산림청)
이번 산불은 한 주민이 낙엽소각 중 불티가 산림으로 비화해 순식간에 많은 산림의 소실과 사회·경제적 손실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 10일은 순간풍속 10m/s의 강풍과 가뭄으로 산림 내 연료 물질이 매우 건조해 산불이 빠르게 확산됐다. 불이 나자 행안부와 국방부, 소방청, 기상청, 경찰청, 국립공원, 지자체 등 유관부처의 산불진화헬기 및 지상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특히 야간산불진화를 위해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소방관, 관계공무원 등이 밤샘 진화로 진화에 성공했다. 이 기간 중 민북지역, 고성·인제·연천 등 비무장지대와 경북 군위, 강원 정선 등 동시다발적인 산불로 산불진화헬기 자원을 충분히 투입하지 못했다. 또 산림면적에 비해 부족한 지역의 진화자원과 과거 한국전쟁 격전지로서 산불현장의 불발탄, 지뢰 등에 의한 인명피해 우려에 지상인력 투입이 제한의 어려움을 겼었다.



주불진화는 완료됐지만 피해구역이 워낙 넓어 숨어있는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많은 시일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당국은 현장에 헬기 12대, 야간 열화상 드론 3대를 대기시키고, 산불전문진화대원, 감시원, 공무원 및 군병력 등을 배치해 잔불진화와 뒷불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산림분야 조사·복구 추진단’을 구성해 신속한 산림피해조사와 산사태 등 2차 피해방지를 위한 응급복구, 경제림 조림 및 산림생태계 복원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임상섭 산림보호국장은 “이번 산불로 산촌지역에 거주하시는 주민에게 많은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산불진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행정안전부, 국방부, 소방청, 경찰청, 지방정부 등 많은 유관부처와 산불진화를 위해 헌신한 군장병, 경찰관, 소방관, 관계공무원 등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오는 17일까지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에는 언제든 이번과 같은 대형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 순간의 실수로 우리의 쉼터인 소중한 숲이 사라지지 않도록 산불예방·감시·신고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