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몸살앓는 LCD 업계…"이젠 OLED다"

by조태현 기자
2011.08.31 11:00:01

공급과잉에 삼성전자·LGD 적자 기록
삼성·LG "투자 축소 예정…OLED 투자 강화"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국내 LCD 업계가 과도한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현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미 LCD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선 만큼 이를 극복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LCD 업체가 감산과 투자 축소 등 보수적인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표적인 LCD 제품인 HD TV용 40~42인치 패널의 가격은 8월 하반월 219달러를 기록했다. 상반월(231달러)와 비교해 5% 하락한 역대 최저치다.

LED TV용 40~42인치 제품과 TV용 46인치 패널 가격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의 가격은 이미 생산원가 이하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CD 가격 하락의 첫 번째 원인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의 수요 부진이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오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제품 가격이 내려간 것.

여기에 삼성전자(005930)와 LG디스플레이(034220) 등 국내 업체의 꾸준한 LCD 시설투자도 공급과잉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 업체가 본격적으로 8세대 등 투자에 나선 것이 공급과잉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실적이 포함됨에도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LCD에 대한 투자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규 시설투자는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애초 발표했던 23조원에서 변동 없다"면서도 "반도체 부문에서 투자가 증가하고 LCD 부문 투자를 일부 감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건설할 예정인 8세대 신규 라인 외에 추가적인 신규 라인 설립은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올해 계획했던 투자 규모 5조원 중반을 4조원 중반으로 1조원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12년에는 신규 시설 확장 등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설비보수 투자 등으로 많아야 3조원 정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 이후의 먹을거리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 첫손에 꼽는 미래형 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통해 AMOLE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글로벌 AMOLED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OLED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8.5세대 OLED 패널 제조를 위해 2013년부터 약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