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깜짝 발탁' 우리은행 '세대교체'…과제는

by김국배 기자
2024.12.01 16:31:57

국민은행장에 KB라이프 대표 이환주
리딩뱅크 탈환·인니 법인 정상화 과제
차기 우리은행장 기업금융통 정진완
신뢰 회복·명가 재건·파벌 문화 극복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나란히 차기 은행장 후보를 낙점했다. KB금융은 은행장에 보험사 대표를 앉히며 변화를 택했고 우리은행도 ‘세대교체’로 조직 쇄신을 꾀했다.

이환주(왼쪽) KB국민은행장 후보,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주지주가 지난달 27일 차기 KB국민은행장 단독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선정한 데 이어 29일 우리금융그룹이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선정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후보는 KB라이프 대표로 재임하며 기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고 평가받는다. 금융업계에선 이재근 행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봤으나 이 후보가 깜짝 발탁됐다. 은행·비은행 부문 시너지를 강조해온 양종희 회장이 이 내정자를 내세워 국민은행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 앞에는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국민은행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가장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뱅크(옛 KB부코핀은행) 정상화도 이뤄내야 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첫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은행 경력과 통합 보험사를 이끌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KB국민은행이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는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일각에선 정 후보를 임종룡 금융지주 회장의 ‘런던 인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임 회장이 2004년 주영국대사관 참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정 후보가 런던 지점에서 근무했다.

차기 은행장은 잦은 금융사고로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감독원 조사·검찰 수사를 원만히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금융 강자로서의 명성 재건, 한일·상업은행 계파 갈등 등 파벌 문제 극복도 숙제다. 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 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고 말했다.

올 연말 5대 시중은행장 임기가 줄줄이 만료돼 두 은행 외 다른 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부통제’가 연임 여부를 가르고 있단 말도 나온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중순 무렵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를 공개할 전망이다. 이석용 현 행장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조심스럽게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