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사태’ 피해업체 4.8만곳…정부, 지원자금 금리 2.5%까지 낮춰
by김미영 기자
2024.08.25 17:00:00
경영안정자금 금리, 최대 3.51%서 2.5%로 낮춰
신보·기은 금융지원, 금리+보증료 3.8~4.9% 인하
미정산 규모 1.3조 집계…1천만원 미만 업체, 전체의 90%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티몬·위메프 사태’로 판매금 미정산 피해를 입은 업체들을 위해 투입키로 한 1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자금 대출금리를 최대 2.5%까지 낮추기로 했다. 미정산액이 총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피해업체 4만8000여곳의 피해 회복과 재기에 필요한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른바 티메프 사태의 피해업체에 대한 지원자금 금리를 낮춰달란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은 기존 3.51%, 3.4%에서 일괄 2.5%까지 낮춘다.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의 금융지원 프로그램 금리는 3.9~4.5%에서 3.3~4.4%로 내린다. 3억원 이상에 최대 1.0%를 적용했던 보증료 역시 0.5%로 낮춰 최대 2년까지 적용한다. 이에 따라 금리와 보증료를 합한 금리는 기존 4.4~5.5%에서 3.8~4.9%로 내려간다.
지난 9일부터 소진공과 중진공, 신보·기은에서 접수 받은 금융지원의 지급 결정액은 지난 21일 기준 총 350억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 저신용 피해업체는 일반대출 이용시 가산금리 적용 등으로 6% 후반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면서 “신보·기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신용도 무관하게 4.4% 금리 상한을 일괄 적용해 기업 부담 경감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범석 제1차관은 지난 23일 오후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관계부처 TF 회의’를 열고 피해현황 점검 및 지원방안의 이행상황·보완방향도 논의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티몬·위메프가 판매업체에 지급하지 못하는 미정산금액이 총 1조3000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피해업체 수는 약 4만8000개사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미정산금이 100만원 미만인 곳이 약 70%로 가장 많았고, 미정산금 1000만원 미만인 업체까지 포함하면 총 4만3500여곳으로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미정산금액 1억원 이상 업체 981곳에 미정산금액의 88%(1조1261억원)가 쏠려 있었다. 미정산금이 30억원이 넘는 업체 74곳의 미정산금은 6759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주요 피해업종은 디지털·가전, 상품권, 식품업계 순으로 파악됐다.
디지털·가전 피해업체는 4607곳으로 전체의 9.6% 수준이지만, 미정산금은 3708억원으로 전체의 29%에 달했다. 상품권 피해업체는 28곳으로 0.1% 비중에 불과하나 미정산금(328억원)으로 따지면 전체의 25.2%를 차지했다. 식품업체는 8479곳(비중 17.7%)이 전체의 10.0%인 1275억원을 정산받지 못했다. 이외에 △생활·문화업계(업체 1만4422곳, 미정산금 1129억원) △패션·잡화(6759곳, 801억원) △여행(287곳, 795억원) △뷰티·헬스(3097곳, 481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TF회의에선 인터파크커머스 등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업)을 겸영하지 않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의 미정산 피해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피해 현황을 조속히 파악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티메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마련 중이다. 법 적용 범위 지정, 정산주기 축소, 판매대금 별도 관리 등 주요 골자를 조만간 마련·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