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생조류 분변서 인체감염 위험 AI `H7형 바이러스` 검출

by유수정 기자
2016.12.28 09:57:46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서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초고속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야생조류 분변 등에서 H7형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돼 방역당국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H7형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위험이 있는 바이러스다.

28일 세계일보는 보건·방역당국의 말을 인용해 최근 전북 부안군 계화면 동진강 야생조류 분변에서 H7N2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유형은 미국 맨해튼 동물보호소에서 한 수의사가 고양이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AI 바이러스로 미국 보건당국의 정밀검사 진행 결과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고양이에게서 사람으로 AI가 감염된 첫 사례가 된다.

이 동물보호소에서는 최근 한 달여 사이에 40여마리의 고양이가 H7N2형 AI에 감염됐으며, 그중 한 마리는 죽었다. 보건당국은 폐사한 고양이가 보호소에 오기 전 감염된 조류 사체를 먹었거나 다른 감염 고양이에게서 옮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최근 경남 사천시 서포면 외구리 사천만(광포만)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H7형 AI 바이러스가 H7N9형으로 판명 날까 보건당국이 조마조마했던 눈치였다.

H7N9형의 경우 중국(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지에서 808명이 옮아 324명이 숨졌을 정도로 치사율이 높은데, 다행히도 사천에서 발견된 H7형은 가금류와 사람에게 전파력이 떨어지는 H7N7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하는 H5N6형 이외에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8형과 H7형 등이 검출되고 있는 점에 미루어 H7N9형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찬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H7N9형은 닭과 오리의 폐사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사람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국내 유입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만일 유입될 경우 인체감염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되는 살처분 투입 인력이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살처분 작업 투입 인력(누계)은 2만3015명에 달한다. 전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 등 민간 인력은 집계조차 되지 않아 방역대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한편, 당국은 현재까지 살처분 투입 인력 중 32명이 인플루엔자 증상을 신고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고, 인체감염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