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대웅 기자
2016.04.13 12:26:19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대만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의 요구 조건이 평등 원칙을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장성허(張盛和) 대만 재정부 장관은 전일 “대만은 홍콩식 AIIB 가입모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등과 존엄의 원칙에 따라 그러한 조건이라면 가입 신청서를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대만은‘창립회원국 자격으로 AIIB에 가입하기로 하고 신청서를 냈지만 국호 문제로 가입이 거부된 바 있다. 당시 대만은 중화타이베이(中華臺北·Chinese Taipei)라는 명칭으로 가입 신청서를 냈지만 중국이 중국타이베이(中國臺北·Taipei, China)‘로 가입할 것을 주장하면서 협의가 무산됐다.
그러나 이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 등 여러 중국 측 관계자들이 대만이 ’적절한 방식‘으로 AIIB에 가입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정부도 AIIB 가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지만 중화타이베이라는 국호는 대만의 국권을 보호하는 최종 기준이며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AIIB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진리췬 AIIB 총재는 지난 7일 홍콩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대만이 AIIB에 가입하려면 중국 재정부가 AIIB 협정에 맞춰 적용하려는 ‘홍콩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대만은 주권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홍콩처럼 중국 재정부를 통해 AIIB에 대리 가입 신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