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정치권 '폭탄' 부상…여야 갈등 격화

by정다슬 기자
2013.12.22 15:45:50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경찰이 22일 오전 14일째 파업 중인 전국철도노동조합 지도부 강제구인을 시도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공권력의 투입에 대해 여당은 시민의 권익보호를 위해 당연한 조치라고 옹호하는 반면, 야당은 “대화를 거부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불통정치를 보여준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여야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합법파업인지 불법파업인지에서부터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철도노조 파업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불법파업”이라며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시민의 권익보호를 위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법 위에 군림하는 초법 단체가 아니다”며 “사법집행을 무력으로 방해하는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가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승용 위원장은 “철도노조 파업은 불법파업이 아니다. 근로자는 파업권리를 가지며 열차 운영에 필요한 필수근로자를 미리 남겨두고 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선 상태다. 정의당·통합진보당 역시 경찰의 철도파업 진압에 대한 반박논평을 내고 소속 의원들이 오전 일찍부터 민주노총 본사로 달려가 진압을 저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현장에 있었던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의원들이 철도노조 지도부와 만나 대화로 풀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경찰들이 안전을 이유로 들여보내주지 않았다”며 “현재 의원 15여명이 문 앞에서 지키고 있는데, 아마 의원들이 없어지는대로 다시 강경진압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전했다.

여야가 파업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해당 상임위인 국토위는 지난 17일과 20일 철도파업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기 위해 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모두 파행됐다. 첫 번째 회의는 현안보고에 앞서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으며 두 번째 회의는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 서승환 국토부장관 등 정부측 인사들도 참석을 거부하면서 중지됐다.

주 위원장은 “지금까지 국토위에서는 정부가 요구하는 법안 13개 중 11개를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왔지만, 이렇게 앞으로도 국회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식 철도정책을 강행한다면 향후 국토위의 원만한 운영은 기대할 수 없으며 그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예정돼 있던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도 철도파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