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4대강사업 하도급률 58%‥하도급자 후려치기 의혹

by김동욱 기자
2013.10.14 10:34:47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4대강 사업에서 원도급자들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하도급자에게 공사비를 크게 낮춘 정황이 파악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문병호 의원은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공이 발주한 13개 공구의 하도급률이 58.1%에 불과하다고 14일 밝혔다. 하도급률은 원도급자가 수주한 금액 중 하도급자의 계약금액 비율을 말한다. 가령 원도급자가 100만원에 A라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 같은 프로젝트를 B 하도급자에게 58만원에 맡긴 것이다.

현재 국토부는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 올해 1월부터 하도급 적정성심사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개정안은 하도급 적정성심사 대상을 발주자의 하도급부문 예정가격 대비 60% 미만인 경우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전에는 하도급률 82% 미만인 하도급계약에 대해서만 적정성심사를 실시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하도급률이 가장 낮은 공구는 영산강 화순 홍수조절지사업으로 하도급률이 25%에 그쳤다. 한양 외 2개사가 공동수주한 원도급액은 372억원이었지만 하도급액은 95억원에 불과했다. 한진중공업 등 4개사가 수주한 낙동강 17공구의 경우 원도급액은 1549억원이었지만 하도급액은 422억원이었다. 하도급비율이 27%다.

4대강 사업에 포함된 3개 댐 공사도 하도급률이 50%에 못 미쳤다. 영주댐의 경우 삼성물산 등 6개 사가 2350억원에 수주했지만 하도급액은 901억원(하도급률 38%)에 불과했다. 대우건설 등 6개사가 1626억원에 낙찰받은 영천 보현산댐도 하도급액은 810억원(49%)에 그쳤다.

수공이 발주한 13개 공구 중 한강 6공구, 낙동강 18·20·22·23공구 등 4개 공구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1차 턴키 담합 비리를 저지르다 적발된 곳이다. 이들 공구는 모두 94%가 넘는 높은 투찰률로 낙찰됐다.



문 의원은 “대형 건설사들이 턴키(설계·시공 일괄발주) 담합으로 거액의 공사를 수주하고 60%도 안 되는 금액으로 하도급을 주어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겼다”며 “4대강 사업의 진실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공이 발주한 13개 공구 중 삼성물산이 총 2991억원을 수주해 도급액 기준 수주실적 1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이 274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SK건설(1828억원), 대림산업(1338억원), GS건설(1304억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