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쉐비케어', 車 애프터서비스 시장 뒤흔들다

by원정희 기자
2011.09.27 10:50:56

`3·5·7`워런티, 고객들의 구매의향 제고 한 몫
"최고 220만원어치 가치 제공"..경쟁사 유사서비스 잇따라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6개의 신제품 출시와 쉐비케어로 대표되는 업계 최고수준의 고객 서비스에 힘입어 내수판매 실적이 쉐보레 브랜드 도입 후 6개월간 27% 성장했습니다."

지난 8월말 쉐보레의 국내 도입 6개월을 기념해 열린 한국GM 기자간담회장.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최근 3년간 한자릿수대 점유율로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겪었던 한국GM으로선 지난 6개월간의 성과는 고무적이라 할 만했다. 특히 국내고객을 제대로 알고자 했던 한국GM의 노력에서 탄생한 무상보증 서비스 '쉐비케어'는 성과의 원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쉐비 케어'는 자동차 애프터서비스에 목 말라 있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면서 경쟁사 유사 서비스가 잇따르는 등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GM은 `3·5·7`로 대변되는 고객서비스 `쉐비케어`로 국내 애프터서비스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신제품 전 차종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차체 및 일반 부품 보증기간을 5년 또는 10만킬로미터로 연장했다. 3년간 4회 소모품 무상교환, 7년간 24시간 무상긴급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는 경쟁업체들이 경·소형차에 제공하는 2년·4만km, 준중형 이상의 3년·6만km를 뛰어넘는다.
 
소모품 무상교환도 경쟁업체들이 중형급 이상 일부차종에 제한을 두거나 1회에 한해 제공하는 것을 전 차종에 제공하는데서 차이를 뒀다. 무상긴급출동 역시 대개 보증기간 종료 후 유료서비스로 전환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같은 서비스는 국내 소비자에겐 익숙치 않다. 주로 현대차(005380)나 기아차(000270)가 안방시장이 아닌 해외에서 유수의 해외 자동차브랜드와 경쟁하며 시장을 키우는 과정에서 써 온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10년·10만마일의 보증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아차 역시 유럽시장에서 전차종 7년·15만km를 보장해주는 등 경쟁사 대비 최고의 무상보증서비스를 해 왔다.

한국GM은 이를 안방시장에 적용했다. 현대·기아차가 8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독주하는 국내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이같은 서비스로 배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이고 판매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쉐비케어는 쉐보레 브랜드를 팔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보다도 큰 혜택을 제공한다. 쉐보레 유럽은 유럽지역에서 전 차종에 3년·6만마일(9만6560km)를 적용하고, 무상긴급출동 제공은 1년에 그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도 2010년형과 2011년형 모델 전차종에 3년·3만6000마일(5만7936km)의 보증기간을, 5년간 무상긴급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
 


그만큼 한국GM의 국내 시장 공략 의지가 남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회사 입장에선 보증기간을 1~2년 연장하면 상당한 충당금을 보유해야 해 비용부담이 만만찮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고객들에겐 믿음을 심어 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실질적인 고객 혜택. 한국GM에 따르면 아베오의 경우 쉐비케어로 인한 가치는 220만원에 상당하고, 크루즈는150만원, 스파크는 75만원 수준에 달한다.

한국GM 김성기 국내영업본부 전무는 "기존의 디스카운트 이미지를 벗고 밸류 브랜드로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도 있었다"며 "딜러들이 역마진이 나면서까지 차값을 깎아주던 것을 정가로 판매하되 확실하게 가치를 보장해주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구매의향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썼다. 쉐비케어는 이 구매의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했다.

한국GM이 조사한 결과 차량을 구매할 때 쉐보레 브랜드를 고려하겠다는 소비자들은 55%로 GM대우 때보다 12%포인트나 상승했다. 실제 구매의향도 11%로 4%포인트 높아졌다. 이같은 효과에 힘입어 한국GM의 시장점유율은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근 경쟁사와 국내 수입차업체들이 유사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한국GM과 내수시장 3~4위를 다투는 르노삼성은 지난 8월 `해피케어 연장 보증서비스`를 선보였다. 다만 신차 보증기간 이후의 추가 보증기간을 유상으로 판매한다. 수입차업체 BMW와 푸조도 보증기간을 유상 혹은 무상으로 연장해주는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한국GM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은 쉐비케어가 국내 시장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