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세제혁신 ''드라이브''..조세개혁위 뜬다

by좌동욱 기자
2008.03.04 11:35:03

국세·지방세 조정 정기국회..물가연동 소득공제 6월 임시국회 처리
재정부가 세제 개혁 주도..중장기적 과제로 소득세율 인하 추진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내 조세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술하기 위해 정부 내 조세개혁 위원회를 설치, 개혁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원회는 세목 통폐합, 국세와 지방세 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준조세 정비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 지난 30년간 지속돼온 '누더기 조세제도'를 혁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나라당은 정권 출범 초부터 개혁작업에 드라이브를 걸어, 빠르면 올해 정기국회에서부터 차례차례 법안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출범했으니 국내 조세 체계를 뜯어고치기 위한 조세개혁위원회를 만들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큰 방향을 정하고 위원회가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청와대가 개혁 작업을 주도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담당부처인) 기획재정부가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1970년대 부가가치세와 종합재산세가 도입된 후 (조세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다"며 "새로운 관점에서 조세 체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밝혀, 개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세제를 혁신하겠다는 이런 구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발표한 12조6000억원 규모 감세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이 감세정책은 30개 세목을 14개로 통폐합하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 장기적으로 소득세율까지 인하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은 시급한 법 개정안은 6월 임시국회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하되, 올해 정기국회에서 굵직굵직한 사안도 풀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의장은 "물가연동 소득공제 제도는 빠르면 6월 임시국회, 국세와 지방세 조정안은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세와 지방세 조정안은 새 정부의 광역경제권 구상, 지방자치제도 활성화라는 정치적 문제와 결부돼 있는 데다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간 '밥그릇 문제'까지 얽혀 있기 때문에 '난제'로 꼽혀왔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세와 지방세 조정안은 '메가톤급' 이슈"라며 "참여정부도 초기 개혁작업에 착수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전했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3년 초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를 통해 '재정·세제 개혁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결국 부처간 이견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세목 정비 후 과세 기반이 확대될 경우 소득세율까지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득세율 인하는 직장인,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