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계열 투자로 돈 번 한화 2세들

by신성우 기자
2007.12.05 13:44:02

한화S&C 지난달말 주당 3만3727원 유상증자 실시
김승연 회장 세 아들 2년여만에 344억 재산증식

[이데일리 신성우기자] 한화그룹 계열사에 한화에스앤씨(S&C)란 비상장 정보기술(IT) 계열사가 있다. 매출의 50% 이상이 그룹 계열사로부터 발생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의 주인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3년전 부친과 한화(000880)로부터 액면가(5000원) 수준에 지분을 전량 넘겨받았다.

이 같은 지분 거래가 결과적으로 김 회장의 아들 3형제의 주식재산을 195억원에서 539억원으로 불릴 수 있게 해줘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S&C는 지난달 27일 135억원(발행주식 40만주, 발행가 3만3727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우리사주조합 배정없이 주주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유주식 1주당 신주 0.3333주씩 주당 3만3727원에 총 40만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인 장남 동관(24), 차남 동원(22), 3남 동선(18)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최대주주인 동관씨는 이번 유상증자에 빠지고 대신에 동원, 동선씨가 각각 67억원씩을 출자해 20만주씩을 인수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동관씨는 보유지분이 66.6%에서 50%(80만주)로 줄었고 동원, 동선씨는 각각 16.7%에서 25%(40만주)로 늘었다.



한화S&C의 유상증자가 관심을 끄는 것은 비상장사라서 시세가 형성되지 않는 터에, 한화S&C의 '일취월장'한 주식가치를 알려줌으로써 주주인 김 회장 아들 3형제들이 출자 2년여만의 거둔 재산 증식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S&C는 한화의 정보 부문이 분사해 2001년 3월 설립된 IT 서비스 및 솔루션 개발 업체다. 한화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매출의 52%(2006년 기준)를 일으키는 곳이다.

한화S&C는 지난 2004년말까지만 해도 78.7% 자본잠식(발행주식 60만주, 액면가 5000원, 자본금 30억원, 자본총계 6억원) 상태였다. 설립 이후 2001년 8억원, 2002년 7억원, 2003년 2억원 등 꾸준히 흑자를 내오다 2004년에 이르러 40억원 적자를 낸 게 원인이다.
 
한화S&C의 지분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은 이로부터 얼마 뒤인 2005년 4월말. 한화S&C 지분 33%(20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김 회장이 액면가(5000원)에 동원, 동선씨에 절반씩 16.5%(10만주)씩을 매각했다. 특히 6월에 가서는 당시 최대주주였던 한화도 67%(40만주)를 주당 5100원씩에 동관씨에게 전량 넘겼다.

이렇게 한화S&C의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 김 회장의 아들 삼형제는 며칠 뒤 한화S&C가 실시한 30억원(발행주식 60만주, 발행가 5000원)의 유상증자에도 지분율대로 참여, 60만주를 추가로 인수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 때부터 한화S&C는 기업가치가 급속도로 호전되기 시작했다. 한화S&C는 2005년 매출 1222억원에 39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자본잠식을 벗어났고, 2006년에 이르러서는 매출이 1656억원으로 늘고, 순이익은 87억원을 기록하는 실적호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S&C의 지난달 말 유상증자 주당발행가는 3만3727원. 김 회장의 세 아들들이 3년전 부친과 한화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당시에 비해 6배 이상 불어난 가격이다.

이처럼 한화S&C의 주식가치가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김 회장의 세 아들들도 한화S&C 보유주식으로 막대한 재산 증식이 이뤄진 것이다.
 
증자 발행가를 기준으로 동관씨의 한화S&C 보유주식의 평가금액은 현재 269억원에 달하고 있다. 총 출자금액 40억원에 비해 229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동원씨와 동선씨의 경우도 이번 출자분을 합해 각각의 보유주식 40만주의 출자금액은 77억원(주당 평균 1만9364주)인 반면 평가금액은 134억원으로 평가차익 규모가 각각 57억원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