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 경영화두, 다시 `원가절감`

by지영한 기자
2007.10.29 13:56:31

현대차 강력한 원가절감 노력으로 수익성 탄탄
LG필립스LCD, 업황호조와 상생적 ''원가절감'' 앞세워 제2도약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환율하락(원화강세)이 지속되면서 대기업들이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원가절감'과  '생산성 제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만 수천억원 이상의 이상의 원가절감 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일부 기업들은 공동기술개발 등을 통한 상생적 원가절감에 나서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시장의 경쟁격화 등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올들어 전사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40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을 이루어냈다.  

현대차는 과거 '단가인하'를 협력사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협력사는 물론이고 연구소, 구매본부 등의 유기적인 협력과 사내 제안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협력사들이 스스로 불필요한 원가와 공정을 찾아내 원가절감을 제안하도록 한 밸류엔지니어링과 설계단계부터 협력업체를 참여시켜 원가를 줄이는 게스트엔지니어링 제도도 도입돼 성과를 내고 있다.  



정태환 현대차 전무는 "현대차는 일본 스즈키 등 경쟁사들의 원가절감 사례를 분석하고, 전사 직원들의 제안활동을 통해 '원가절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제안실적 이상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IT 업체도 원가절감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LG필립스LCD(LPL)는 올들어 업황호전과 맞물린 강력한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권영수 사장은 올 1월에 취임과 동시에 강력한 원가절감 및 생산극대화(Max Capa) 전략을 전개함으로써 LPL의 적자탈출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권 사장은 올 1월 취임하자 마자 협력사부터 찾았다. 권 사장은 협력사들에게 LPL의 그동안의 적자상황 등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자세히 설명하고, 협력사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권 사장은 이후 매 분기 실적발표 다음날엔 어김없이 협력사 대표들을 공장으로 초청, 경영상황을 낱낱히 설명하고 있다. 협력사들의 이해를 도모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월에도 LG필립스LCD(034220)는 파주공장으로 50여곳의 협력사를 초청해 설명회를 가졌다.

단순한 단가인하로는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협력사와의 상생차원에서 원가절감 아이디어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협력업체의 경영혁신도 지원하고 있다. 급한 불(적자)을 끈 만큼 원가절감의 수혜를 협력사와 공유하겠다는 입장에서다.